-교육행정의 관료주의 병폐 쇄신할 것
-전교조 관련 논란은 말꼬리 잡기 불과
-교사의 개인적 정치표현 문제없어
■ 방송 : CBS 라디오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
6·4 지방선거가 오늘로 겨우 일주일 남았습니다. 일주일 동안 후보자들을 열심히 연구하고 평가해야 하는 건 우리 유권자들의 몫이죠. 그래서 오늘 2부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는 자리, 교육감 선거를 들여다볼까 합니다. 가장 뜨거운 곳, 서울시 교육감이죠. 지금 후보들 사이에서는 고발전까지 벌어지고 있는데요. 이른바 보수진영 후보 2명과 진보진영 후보 1명, 총 3명을 연결해 보겠습니다. 시간이 넉넉지 않아서 핵심쟁점만 집중적으로 질문하죠. 고승덕 후보 만나봅니다. 고 후보님, 안녕하세요?
◆ 고승덕> 네, 안녕하십니까?
◇ 김현정> 먼저 세 후보의 공통 질문입니다. 고승덕 후보가 생각하는 현재 서울시 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뭔지, 그리고 당선이 된다면 어떻게 바꾸고 싶으신 건지 말씀해 주시죠.
◆ 고승덕> 서울 교육 모든 게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되겠지만 소수 교육 관료집단에 의해서 교육행정이 편중된 인사, 그리고 현장 목소리를 듣지 않는 일방적인 상명하달식 행정, 또 전시행정과 같이 여러 가지 관료주의 병폐들이 심한데요. 이걸 좀 쇄신하고 싶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그런데 고 후보를 둘러싼 몇 가지 쟁점을 제가 살펴보니까요. 며칠 전에 조희연 후보 측에서 고승덕 후보가 미국 영주권을 취득했다, 이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이건 사실인가요?
◆ 고승덕> 어처구니가 없어서 어제 고발도 했습니다마는 인지도가 어떻게 보면 제일 낮다고 하는 여론조사까지 나와 있는데, 그 후보가 저를 공격해가지고 인지도를 올리려고 하는 선거 막바지 네거티브라고 생각하는데요.
◇ 김현정> 네거티브다?
◆ 고승덕> 확실한 증거를 내놓으면 사과한다고 그러셨는데 확실한 증거가 그것입니다. 영주권자는 미국을 들어갈 때 비자가 필요 없고, 또 규정상 비자를 발급 받을 수도 없습니다, 양립할 수가 없기 때문에요. 그런데 저는 미국에서 들어오고 나서 다시 짐 싸러 들어갈 때 새로 비자를 받았습니다. 왜냐하면 미국에 취업할 때 2년 동안 받았던 임시 비자가 끝났기 때문이죠. 그러한 비자를 명백하게 제시했는데도 불구하고, 미국 대사관에서는 영주권 없다는 증명서가 없는데 그러한 증명서를 가져오라는 겁니다.
◇ 김현정> 영주권은 없으신 거예요?
◆ 고승덕> 신청조차 안 했습니다.
◇ 김현정> 내용 증명은 대사관에서 안 떼어주니까 지금 못 받아온 거고.
◆ 고승덕> 안 떼 주고 미국에서 돌아오자마자 다시 들어갈 때 비자를 발급 받았고 그 후에도 두 차례나 발급을 더 받았습니다. 영주권자가 어떻게 비자를 발급 받을 수 있겠습니까?
◇ 김현정> 그 부분은 지금 분명하게 입장을 밝히셨고요. 그런데 조희연 후보는 고승덕 후보의 영주권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두 자녀를 미국으로 조기유학 보내서 기른 만큼, 다시 말해서 한국에서 아이들을 키워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한국 교육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겠는가, 이런 문제제기도 같이 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 고승덕> (우리 아이들은) 미국에서 교육을 하면서 한국에 들어와서 한국 학교에 다녔습니다. 그런데 이혼하는 과정에서 전 처가 미국으로 가서 살고 싶다고 해서 미국으로 가게 된 거고요. 보통 이혼할 때 양육권 문제가 있는데 아이들이 엄마랑 살겠다고 했을 때는 뜻을 존중해야 되는 것이 어느 나라든지 법이고, 그것이 윤리고 도덕입니다. 저는 아이들이 한국에서 교육받기를 바랐지만 어쩔 수 없는 정말 가슴 아픈 가정사입니다.
정말 제가 인생의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그 아픈 가정사를 가지고 있고, 또 영주권이 없다는 것도 책에다 썼습니다, 10년 전부터. 그런 것들을 선거의 막판에 검증할 시간도 없이 터뜨리면 된다는 그런 식으로 발표했다는 것이 저는 교육감 후보로서 이건 사과로서 끝날 게 아니고 사퇴해야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건 고발 가지고 될 일이 아닙니다.
◇ 김현정> 그런데 이제 가정사가 가슴 아픈 건 사실이고, 들춰내고 싶지 않은 부분인 것도 사실입니다마는 그것과는 별개로 한국 교육현실을 그래서 제대로 이분이 파악하실 수 있는 것인가 라는 의문은 유권자들도 가질 수 있는 것 같은데요?
◆ 고승덕> 저는 거꾸로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미국으로 가서 어떻게 보면 엄마를 따라가게 된 후에 제가 그 아픈 가슴을 치유하기 위해서 오히려 그때부터 10여 년 전부터 청소년 현장에 가서 봉사도 하고. 특히 어려운 아이들만 찾아다녔습니다. 제가 대안학교 가서 정말 한국말을 잘 못하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2년째 실제로 가르치고 있고요. 선거기간 중에도 제가 약속을 했기 때문에 가르치고 있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제 아이들과 똑같습니다, 제 마음이.
◇ 김현정> 다음 쟁점으로 넘어가보죠. 최근에 전교조 관련 발언을 하신 게 또 큰 논란이 되고 있어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이 고승덕 후보께 ‘전교조와 싸울 용기가 있느냐’ 이렇게 묻자, ‘전교조만큼은 절대 수용하지 않겠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다는 보도인데, 이게 사실인가요?
◆ 고승덕> 자꾸 진실게임으로 갑니다. 큰 그림에서 전교조 문제는 정책으로 접근해야 되는데, 그 자리가 정책을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고 인사하는 자리였습니다. 그런데 인사할 때 저도 사실 정확한 말을 어떻게 한 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평소 다른 곳에서 말한 전교조와 관련된 정책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을 무시하고 마치 조그마한 말꼬리, 가령 지나가는 사람 누구에게 한 달 전에 예를 들어서 어느 자리에서 무슨 말을 했느냐, 기억할 수 있겠습니까? 평소 그 사람의 소신과 정책이 중요하죠. 그 부분을 저는 분명히 여러 차례 말씀드렸습니다.
◇ 김현정> 그럼 전교조에 관한 입장을 여기서 좀 명확하게 밝혀주시는 것도 괜찮겠네요.
◆ 고승덕> 네. 저는 단체가 나쁘다거나 종북단체라 말한 사실이 없습니다. 오히려 다른 후보들이 그렇게 말을 했었던 거고요.
◇ 김현정> 전교조라는 단체 자체를 인정한다는 말씀이세요?
◆ 고승덕> 당연하죠. 왜냐하면 6월 19일 법원에서 법외 노조인지 판결이 나고요. 법외 노조 판결이 난다고 하더라도 단체성은 유지됩니다. 법적인 부분만 6월 19일에 판정이 나는 거고요. 저는 단체 자체의 존재를 부인한 적은 하나도 없습니다. 게다가 말씀드리는 그런 부분들, 또 저에게 질문을 던졌던 부분들도 전교조 단체 자체가 아니라 일부 선생님들이 정치 편향적인 교육을 한다거나 또는 정치 편향적인, 정치중립성에 위반되는 단체행동을 한다는 이런 사례들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사례들이 또 발생한다면 헌법에서 요구하는 정치중립성을 지키겠다, 이런 차원이지. 단체 자체를 제가 어떻게 부인할 수 있습니까. 그건 대한민국 법에서 존재가 인정된 단체입니다.
◇ 김현정> 사실 그런데 정치중립성이라는 게 좀 애매한 면이 있어요. 예를 들어서 최근에 청와대 홈페이지에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를 책임져라, 이런 글을 실명으로 올린, 거기에 서명을 한 43명의 교사들이 있었는데 정치중립성을 어겼다는 이유로 교육부에서는 징계 방침을 지금 세운 상태입니다. 그러면서 갑론을박이 뜨거웠죠. 만일 교육감이 되신다면, 이분들을 징계해야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어떻게 보세요?
◆ 고승덕> 이제 두 가지가 있죠. 한 가지는 사실 파악을 제대로 하는 거고 무조건 글만 가지고 판단해서는 안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전체적인 의도라든가 상황 판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지금까지 나온 사실만으로는 어떻게 보십니까? 많은 인터뷰도 하고 이분들이 성명도 내셨는데요.
◆ 고승덕> 저는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파악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니까 징계냐, 아니냐는 일단 입장 보류다, 이 말씀이세요?
◆ 고승덕> 네, 사안판단을 해 보고요.
◇ 김현정> 그러면 이 정도 글을 올린, 이 사실만 가지고는 이건 징계 이유로는 충분치 않다고 보시고요?
◆ 고승덕> 학교 선생님들도 개인적인 차원이라면 얼마든지 정치적인 의사표현을 할 수가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정치적인 의사표시 자체가 문제가 아니고, 교사로서의 집단행동 그리고 정치 편향적인 정도, 이런 것을 따져봐야 되기 때문에 분명히 변명할 기회를 줘야 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오늘 고승덕 후보를 둘러싼 쟁점들, 그리고 포부들 들어봤습니다. 고 후보님, 고맙습니다.
◆ 고승덕>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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