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 포로셴코에 '밀린가스대금 내라' 압박

동부 도네츠크서 OSCE 감시단원 4명 억류…통행금지령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한 페트로 포로셴코 당선인을 가스 협상 문제로 압박하고 나섰다.

27일(현지시간) AFP와 AP,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부 장관은 국영 뉴스채널 방송 '라시야24'(Russia24)에 출연해 "교착상태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가스공급 협상을 진전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의 알렉세이 밀레르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같은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체납대금 중 20억 달러를 오는 30일까지 내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동의했다"고 말했다.

가스 문제를 중재하는 EU의 귄터 외팅어 에너지 담당 집행위원도 가스프롬은 우크라이나가 체납대금을 내면 가스 공급가격 협상에 나설 의향이 있다며 "우크라이나에 먼저 밀린 가스값을 내라고 설득 중"이라고 밝혔다.

외팅어 위원은 우크라이나가 밀린 가스대금 20억 달러를 오는 29일까지 러시아에 지급하는 내용의 EU 중재안을 제시했다. 양측이 이를 받아들이면 30일부터 가스 공급가격 협상에 들어가기로 했다.


우크라이나는 그러나 체납 대급을 내기 전에 가스 공급가를 먼저 확정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알렉산드르 슐라팍 우크라이나 재무장관은 EU의 중재안에 대해 "돈을 내야 협상이 가능하다고 얘기하지만 이는 우리와 맞지 않는다"며 "가스대금을 낼 충분한 돈을 모아놓았지만 가스 가격이 얼마인지가 불분명하다"고 덧붙였다.

러시아는 그동안 우크라이나에 속했던 크림반도에 자국 흑해함대를 주둔시키는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가스 공급가를 낮춰주다 올해 3월 크림반도를 합병한 이후 4월 1일부로 가스 가격을 80% 인상했다.

또 6월 분 가스대금을 내달 3일까지 선지급하지 않으면 가스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동부에서는 중앙정부가 대선 이후 분리주의 세력에 대한 진압작전의 강도를 높이면서 유혈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군과 민병대 간의 교전으로 27일 하루에만 40여명이 사망한 도네츠크에서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소속 민간 감시요원 4명이 순찰에 나섰다가 검문소에서 억류되기도 했다.

도네츠크 분리주의 세력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은 오후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까지 통행금지령을 내리고 대중교통수단 운행도 제한했다.

국제사회는 포로셴코 당선인이 대화로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은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는 포괄적인 정치적 대화 등 전적으로 평화적인 수단을 통해서 동부지역을 재장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이날 포로셴코 당선인에게 축하전화를 걸어 우크라이나 사태 해결을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내달 초 유럽 방문기간 회동하기로 했다고 백악관은 밝혔다.

한편 브뤼셀 EU 정상회의에 참석중인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다음 달 6일 노르망디 상륙작전 70주년 기념행사 때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우크라이나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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