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에서 요양병원까지…설상가상 사고는 왜?

[김진오의 눈]

장성요양병원 화재현장. YTN화면 캡처
2014년 들어 대형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안전, 안전, 안전 하지만 현장에서는 안전불감증이 여전하다는 반증이다.

지난 1993년부터 96년까지 연이어 발생한 대형 사건.사고가 연상된다.

28일 새벽 전남 장성의 한 요양병원에서 불이 나 간호사를 포함해 사망자는 21명에 이르고 있다.

8명의 부상자 가운데 위중한 환자가 여럿이어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수 있다.

화재는 크지 않았고 곧바로 진화됐으나 사망자가 많았다.

사망자는 대부분 60대에서 80대의 어르신들이다.

불은 요양병원 신관 건물 2층에서 시작됐으며 70명의 환자들 가운데 상당수가 치매와 중풍 등 노인성 질환자들이어서 빨리 대피를 하지 못했다.

한밤중인 새벽 0시 20분쯤 화재가 발생했고 요양병원 2층엔 간호사가 한 명만 근무하고 있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의 대피를 도울 인력이 거의 없었다는 얘기다.

큰 불길은 2분 만에 잡혔으나 연기가 워낙 심해 사망자들은 질식해 숨졌다.

26일 발생한 경기도 고양종합버스터미널에서의 화재 때도 사망자 8명 모두 질식사였다.

세월호 참사 때도,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사고 때도, 장성의 요양병원 화재사고도, 희생자들은 대부분 어린 학생들과 노인들, 그러니까 약자들, 사회적 배려 대상자들이다.

화재 원인은 조사중이다.

◈우후죽순 요양병원들 문제 많아

대도시 부근뿐만 아니라 도심에 우후죽순처럼 설립되는 요양병원들의 안전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뇌졸중과 치매 등 노인성 질환자들이 급증하면서 요양병원들이 여기저기 들어서고 있으나 설립 요건이 어렵지 않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많았다.

요양시설과 병원들은 영세한 관계로 화재와 건물의 붕괴 등 안전시설은 열악해 안전의 사각지대라고 지적했다.

◈우리는 말로만 안전, 안전 외친다

우리는 안전, 안전 하지만, 말로만 안전을 외칠 뿐 정작 안전하지 않은 시설은 우리 주변, 도처에 즐비하고 우리들의 안전 불감증이 별로 나아진 게 없다.

안전을 위해선 불편이 뒤따르는데 우리는 조금만 불편해도 참지 못하고 불평한다.

불편을 감내할 준비가 없으면 안전한 사회 정착은 쉽지 않다.

자동차 끼어들기만 봐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곳이 서울의 내부순환도로 성산대교 진입로.

평소에도 1.2km 가량 대기하는 차량들 사이로 곳곳에서 끼어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왜, 2014년 들어 대형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느냐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하다.

직접 원인은 시설을 만들고 관리 책임을 맡고 있는 담당자들과 관계사에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 만연한 안전의식 불감증과 물질 숭상주의 등 여러 원인을 거론할 수 있고, 더 넓고 크게는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YS 정권 때의 대형 참사...시사하는 바 크다

김영삼 정부 때인 지난 93년부터 96년까지 일어난 삼품백화점 붕괴사고와 서해훼리호 참사, 성수대교 붕괴사고, 아시아나기 추락사고 등에 비춰 보면 작금의 상황이 좀 우려된다.

당시에 김영삼 정권은 사회 부조리와 부패 척결을 위해 전방위적인 개혁과 사정의 기치를 들고 몰아붙였다.

당시에 취재 현장을 누볐던 한 중견 언론인은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정부 때도 사건.사고가 일어났으나 김영삼 정부 때와 최근과 같이 대형 참사가 없었고 사회적 약자들만 숨지지 않았다”면서 “작금의 참사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말했다.

설상가상이다.

좋지 않은 일은 엎친 데 덮친 듯이 잇따라, 겹쳐 일어난다는 뜻이다.

정부를 비롯해 모두의 주의와 안전의식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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