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美버지니아 '위안부 기림비'에 불만, 항의

30일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 청사서 기림비 제막식

미국의 수도 워싱턴DC에서 멀지 않은 버지니아주 북부에 미국에서 7번째 위안부 기림비가 오는 30일 세워진다.


그러나 기림비 제막식이 열리기도 전에 일본측이 강력히 불만을 제기하는 등 역사 인식의 현주소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

워싱턴 정신대문제 대책위원회(정대위)는 27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30일 오후 5시 버지니아주 페어팩스 카운티 정부 청사 뒷편 '피스 메모리얼 가든'에서 위안부 기림비 제막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폭 1.5m에 높이 1m 가량인 기림비에는 일제에 의해 한국과 중국 등의 여성들이 강제로 성노예로 동원됐다는 내용이 동판에 새겨져있다. 또 기림비 양쪽에는 정신대 할머니를 상징하는 나비 모양의 벤치가 각각 놓여져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광자 정대위 회장은 "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로 강제 징용된 여성들의 인권 유린 사례를 추모함으로써 이같은 반인륜적 범죄가 더 이상 없기를 바라고 후세들에게 이를 교육하기 위해 추진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기림비가 미국 정부 청사 안에 세워지는 첫번째 사례이고 학생들의 현장 학습과 지역 주민들의 왕래가 많은 곳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지적이다.

기림비 건립위원회 황원균 위원장은 "미국 수도권인 버지니아주에 위안부 기림비가 들어선다는 것은 동포 사회의 정치적 신장을 보여준다"면서 "지난 2012년 말부터 기림비를 추진했지만 일본의 반대 등을 감안해 비공개로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페어팩스 카운티 청사에 기림비가 들어선다는 언론 보도 직후부터 일본의 조직적인 항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대위 관계자는 "지난 주말 행사 관련 초청장이 배포되고 일부 언론에 보도가 나가자 일본의 한 단체가 페어팩스 카운티 관리들에게 항의성 이메일을 배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3일의 경우 일본측에서 페어팩스 카운티 행정위원회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불만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오는 30일 제막식 때 페어팩스 카운티 행정위원회는 일본군 위안부와 관련한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또 지난 2007년 미 하원에서 위안부 결의안을 주도한 마이크 혼다 의원과 캐나다 벤쿠버의 연아 마틴 상원의원의 동영상 메시지와 페어팩스 카운티 새론 불로바 군수의 축사, 강일출 정신대 할머니의 증언 등이 예정돼 있다.

기림비 제막식은 실제 살아있는 나비들을 하늘로 날리는 퍼포먼스가 치러지는 가운데 거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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