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윤리위원장인 경대수 의원은 27일 "중앙당 윤리위는 부인이 기초단체장 공천헌금 명목으로 2억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유승우 국회의원에 대해 탈당권유 처분을 의결했다"며 "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라 앞으로 10일 이내 탈당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지체없이 제명 처분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은 유 의원 본인이 금품을 직접 요구하거나, 관련 수사를 받고 있지 않다는 점 등을 감안해 출당이나 제명 대신 탈당을 권유하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
경 의원은 "공천헌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모 이천시의원 비례대표 후보에 대해서는 제명 처분을 의결했다. 박 후보자는 최고위 의결을 거쳐 제명처분이 확정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새정치민주연합 박범계 의원은 "유 의원의 부인이 박씨로부터 이천시장 후보 공천헌금 명목으로 2억원을 받았다가, 시장후보 공천을 받지 못한 박씨의 항의를 받고 돌려줬다"고 폭로했다.
새누리당이 의혹 제기 하루만에 전격적인 징계에 나선 것은 이번 사건이 지방선거에 끼칠 악영향을 조기 차단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의혹이 제기되자 "하필 도지사 선거가 접전에 놓여 있는 경기도에서 이런 사고가 났다"고 한탄한 바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대변인은 "문제 제기 하루 만에 서둘러 극약처방으로 소속의원을 내친 것은 '차떼기' 추억에 대한 공포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꼬리를 자른다고 몸통이 없어지지 않는다. 추악한 돈 공천의 실상을 가릴 수는 없다"고 논평했다.
한편 새누리당의 징계발표 직전, 야당 측 제보자인 최영식 변호사가 국회 기자회견을 열고 관련사실에 대해 설명했다.
최 변호사는 "지난 24일 오후 이천시의 한 식당에서 유 의원 집에 가서 돈을 되돌려받은 증인 강모씨를 만나 당시 현장 상황이 담긴 녹음파일과 동영상, 돌려받은 돈가방 사진 등을 확인했다"며 "이에 따르면 당초 공천 대가는 3억원이었으나 우선 1억원이 건네졌다"고 전했다.
최 변호사에 따르면 돈은 지난 3월31일 전달됐고, 이천시가 전략공천 지역으로 바뀌면서 박씨의 공천이 물건너가자 지난달 8일 이에 항의하러 유 의원 집을 찾아간 최씨와 강씨 등 일행에게 현장에서 반환됐다. 이 과정에서 유 의원의 부인은 신경질적으로 돈가방을 내던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어 "그러자 강씨 등이 유 의원을 향해 '당신도 (금품전달 사실을) 알고 있지 않느냐, 돈 받아 일주일간 갖고 있다가 왜 이제와서 (공천이) 안된다고 하느냐'고 따졌다. 이 과정에서 유 의원이 자신도 (금품 전달을) 알고 있었다는 대답을 했다고 강씨는 설명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후 5월 20일 다시 유 의원 부인이 강씨에게 전화를 걸어 '제발 살려달라, 만나게 해달라'는 말을 했다며 강씨는 당시 통화녹음 내용을 들려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