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애초 해킹 혐의로 20년 이상 징역형을 살아야 할 그를 사실상 풀어 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고 BBC 뉴스 등이 26일(현지시간) 전했다.
뉴욕 맨해튼에 살던 해커 엑토르 하비에르 몬세구르는 2000년대 처음으로 해킹을 시작했다.
당시 몬세구르의 목표는 신용카드 정보를 빼내는 것이었고 그는 빼낸 정보를 남에게 팔거나 자기 대금을 결제하는 데 사용했다.
이후 그는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의 체포에 분개, 해커 단체 어나니머스에 합류했다고 한 온라인 잡지와 인터뷰에서 털어놓았다
2011년 초 사부(Sabu)라는 별명으로 어나니머스의 분파인 룰즈섹을 이끈 그는 폭스TV, 닌텐도, 페이팔 등 기업을 상대로 사이버 공격을 감행하면서 유명 해커가 됐다.
하지만, 잇단 해킹 행각은 결국 덜미가 잡혔고 그해 여름 집에서 미국 연방수사국(FBI) 요원에 체포됐다.
20년 이상의 징역형이 내려질 상황에서 그는 FBI의 협력 제안을 받아들였다.
정부를 도와 해킹을 막는 이른바 '화이트 해커'가 되기로 한 것이다.
그는 다른 룰즈섹 회원들에게 해킹 활동의 증거를 제출하도록 했고 해커의 신원과 소재를 당국이 파악할 수 있는 질문을 던졌다.
사이버 세상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겠다고 공언해 수사 당국의 핵심 검거대상이 된 해커 제레미 하몬드도 이같은 몬세구르의 지원으로 FBI에 검거돼 10년형이 선고됐다.
또 몬세구르는 미국의 의뢰를 받아 2012년 이란, 시리아, 브라질, 파키스탄 등 외국 정부 웹사이트에 대한 사이버 공격을 주도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 정부를 돕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그는 해커들의 공적이 됐다. 개인 신상이 노출됨은 물론 협박도 받았다.
FBI는 그를 현재 은밀한 곳에 숨겨 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6일 몬세구르의 형량을 정하는 재판에 출석해 "FBI는 그의 도움으로 300건의 해킹을 막을 수 있었다고 한다"며 "수백만 달러의 손해를 막은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복역한 기간으로 형을 마친 것으로 볼 수 있게 형을 선고해 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