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 길환영 사장 해임제청안 상정(종합)

28일 이사회 주목…KBS경영진, 일부 일간지에 사과·해명 광고

길환영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시작된 KBS 사원들의 제작거부로 방송 파행이 계속되는 가운데 KBS 이사회가 26일 길 사장 해임제청안을 상정했다.

KBS 이사회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약 2시간 동안 여의도 KBS신관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야당 추천 이사 4명이 보완·제출한 길 사장 해임제청안을 올렸다. 이사회는 이와 함께 28일 정기이사회를 열기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길영 이사장을 비롯한 10명 이사가 참석했으며 한진만 이사는 강의 일정을 이유로 불참했다.

KBS 이사회는 지난 21일 임시이사회에서 해임제청안 상정 여부를 논의한 끝에 제안사유를 보완해 상정키로 결정한 바 있다.

새 제청안에는 길 사장이 지난주 사내 특별담화에서 밝힌 입장과 함께 제작거부와 노조 파업 투표, 간부 보직 사퇴 등이 잇따르는 상황에서 길 사장이 조직 관리와 경영을 정상적으로 하기 어렵다는 야당측 이사들 주장이 추가된 것으로 알려졌다.

길 사장은 이날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고 서면으로 입장을 밝혔다.

야당측 조준상 이사는 "길 사장이 서면으로 제출한 내용은 지난주 사내 특별담화의 요약본"이라면서 "세월호 사고와 6·4지방선거, 브라질 월드컵 등을 보도해야 하니 노조원들이 빨리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고 전했다.


길 사장 해임제청안은 28일 오후 4시에 열리는 정기이사회에서 정식 의결 절차를 밟게 될 전망이다.

여당측 한 이사는 "28일 이사회에서 길 사장 해임제청안 표결을 하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KBS는 이날 'KBS 한국방송 경영진 일동' 명의로 일부 일간지들에 '공영방송 KBS 주인인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광고를 싣고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해명했다.

KBS 경영진은 "길환영 사장은 청와대 외압설과 보도 독립성 침해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사내외에 분명히 밝혔다"면서 "조속한 시일 안에 방송이 정상화되도록 힘쓰겠다"고 밝혔다.

KBS 노동조합(1노조)과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이날 이사회 회의장 앞에서 침묵시위를 하며 이사회를 압박했다.

새노조는 해임제청안이 가결되지 않으면 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이날 새노조 전국조합원 총회에는 전국의 기자와 PD, 아나운서 등 조합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1노조는 기자회견에서 다이아몬드 개발 사기인 씨앤케이(CNK) 사태와 길 사장과의 관련 의혹을 제기했지만 사측은 이를 부인했다.

1노조는 "길 사장이 대전방송총국장으로 재임하던 2008년 CNK로부터 수천만원을 협찬받아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내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면서 "CNK 사업을 일방 홍보하는 특집 프로그램을 제작해 공영방송 전파를 통해 내보냈다"고 주장했다.

사측은 "대전총국 보도국 관계자들이 전한 입장"이라면서 "해당 프로그램은 대전총국 보도국이 발제했고 기획 단계에서 길환영 총국장 개입은 일절 없었다. 양해각서가 아닌 회사 내부 절차에 따라 공식 협찬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김종진 디지털뉴스국장 등 국장급 3명은 사내게시판에 올린 성명에서 "지금만큼 이사회 역할이 중요한 적은 없었다. 현명한 결단을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KBS 기자협회측이 전했다.

KBS PD협회는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정기이사회가 열리는 28일 오전 5시부터 24시간 제작거부를 하기로 결정했다. PD협회 제작거부는 지난 23일에 이어 두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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