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은 중동 순방 마지막 날인 이날 이슬람 3대 성지 가운데 하나인 예루살렘의 알아크사 단지를 찾아 이같이 밝혔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교황의 이날 알아크사 단지 방문에는 예루살렘의 이슬람교 최고 지도자인 무함마드 후세인이 동행했다.
교황은 알아크사 단지 안의 성전산(템플 마운트)에 있는 바위돔 사원도 찾았다.
바위돔 사원은 이슬람교의 예언자 무함마드가 하늘로 올라간 바위 자리에 세운 모스크로 지붕이 황금으로 되어 있어 '황금 사원'이라고도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관례에 따라 예를 갖추고자 신발을 벗고 사원에 들어갔으며 이슬람교 신자들을 '친구들'이 아닌 '형제들'이라고 불렀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교황은 "형제 자매로서 우리는 서로를 존경하고 사랑해야 한다"면서 "그 누구도 폭력을 정당화하기 위해 하나님의 이름을 남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전산 방문을 마친 교황은 유대교에서 가장 거룩하게 여기는 기도 장소인 인근의 '통곡의 벽'(서벽)을 찾아 수 분 동안 기도했다.
기도를 마친 뒤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행한 아르헨티나의 유대교 랍비 아브라함 스코르카와 무슬림 지도자 오마르 아부드와 함께 포옹했다.
교황은 이어 시오니즘의 창시자이자 유대 국가 건설을 주창한 시어도어 헤르츨의 무덤에 헌화한 뒤 인근 이스라엘 민간인 희생자 묘역을 '깜짝' 방문했다.
헤르츨산의 이스라엘 국립묘지 안에 검은색 비석으로 조성된 민간인 희생자 묘역은 팔레스타인 공격으로 희생된 민간인들을 기리는 장소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어 2차대전 중 나치의 대학살로 희생된 600만 명의 유대인들을 기리는 야드 바쉠 홀로코스트 박물관을 찾아 '기억의 전당'에 헌화했다.
이곳에서 교황은 홀로코스트 생존자 6명의 손에 한 명씩 직접 입을 맞추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게 해주세요, 주님"이라고 기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시몬 페레스 대통령과도 만났다.
교황은 특히 페레스 대통령의 관저를 방문한 자리에서 예루살렘의 성지에 한해 자유로운 왕래를 보장할 것을 제안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수가 최후의 만찬을 한 장소로 알려진 '시나클'(Cenacle)이라고 불리는 '다락방'(Upper Room)에서 미사를 집전하는 것으로 사흘간의 숨가쁜 중동 순방 일정을 마무리하고 자정 직전 바티칸으로 떠난다.
한편 교황은 전날 요르단에서 헬기를 타고 직접 요르단강 서안지구 베들레헴을 방문해 예수가 탄생한 곳으로 알려진 장소 근처의 '구유광장'에서 미사를 집전했다.
프란치스코는 이 자리에서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대통령을 바티칸으로 초청했다.
이에 앞서 구유광장으로 이동하던 길에 교황은 예정에 없이 자신의 탑승 차량을 멈춰 세우고 8m 높이의 분리 장벽 앞에서 기도를 올리기도 했다.
같은 날 저녁에는 예루살렘의 성묘교회를 방문해 동방정교회의 수장인 바르톨로메오스 1세 총대주교와 함께 기도하며 기독교의 화합을 기원했다.
2박3일 일정으로 중동을 방문한 교황은 첫날인 지난 24일에는 요르단 암만에 도착해 3년 넘게 지속한 시리아 유혈 사태의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