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실종자도 다 못 찾았는데…MBC, 조급한 월드컵 응원쇼

[기자수첩]브라질월드컵 선전 응원쇼 꼭 해야 하나

MBC가 세월호 침몰로 인한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2014 브라질 월드컵' 선전을 기획하는 응원쇼를 기획해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MBC는 오는 28일, 월드컵 국내 마지막 평가전을 앞둔 국가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하는 '2014 월드컵 응원쇼-뜨거운 함성! 가자 브라질로!'를 생방송으로 진행한다. 이날 응원쇼에는 가수 YB, 박정현, 김연우, EXO-K 등이 출연하며 가수 에일리와 AOA는 각각 월드컵 공식 응원가인 ‘투혼가’와 ‘그대 승리의 날개를 펼쳐라’를 부른다.

이외에도 블락비, 오렌지캬라멜, 크레용팝, A-Pink, 걸스데이, 빅스 등 인기 아이돌 가수들이 출연하며 MBC 김정근 아나운서와 그룹 에이핑크의 정은지, 오렌지캬라멜 리지가 MC를 맡는다.

문제는 이처럼 월드컵 분위기를 북돋을 응원열기가 최근 사회적 분위기에 적합한지 여부다. 지난 4월 세월호 침몰 사고로 288명이 사망했으며 아직 16명의 실종자를 찾지 못한 상태다. 희생자 및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한동안 예능 프로그램을 결방했다 재개한지 채 한달도 안됐다.

진도항에 매달린 노란 리본에 실종자 가족이 쓴 글이 보는 이의 마음을 울린다. 윤성호기자


기상악화로 실종자 수색작업이 더뎌지면서 가족들의 마음이 까맣게 타들어가는 와중에 대규모 응원쇼는 자제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는 지적도 있다. 네티즌 penc****는 "세월호로 전국민이 슬퍼하고 침울한데 월드컵 응원쇼라..이거 좀 아닌듯합니다. 거리응원도 하지말고 그냥 조용히 봤으면 하네요... 생각같아선 월드컵 보이콧 하고 싶습니다"라고 적었다.

방송가의 한 관계자는 "세월호 침몰 사고로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시장이 위축돼 매출이 급감한 상태다"라며 "지상파 방송사들은 6.4지방선거에 이어 월드컵 중계로 광고시장 회복세를 노리고 있기 때문에 월드컵에 예민할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보도, 드라마 등 여러 부문에서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는 MBC의 이같은 행보는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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