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년 양당 체제 깬 '괴짜'…英독립당 파라지 당수

인종·성차별 성향, 반이민 노선으로 비난도 동시에

"나이젤 파라지의 정치 지진!"

유럽의회 선거 결과 108년간 영국 정치를 지배한 보수당과 노동당을 제치고 극우정당 독립당(UKIP)이 1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자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이 26일(현지시간)이 일제히 내건 기사 제목이다.

50세의 나이에 죽을 고비를 세차례나 넘겼으며 여러 차례 막말로 구설에 오르고 당 내부에서조차 비판을 받았지만 인기가 꺾이지 않는 나이젤 파라지 독립당 당수에 대해 BBC 기자는 '(비판이) 들러붙지 않는 나이젤'이라는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파라지 당수는 영국 남부 켄트 출신으로 알코올중독인 주식거래 중개인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가 5살 때 그의 부모는 이혼했다.


대학에 가는 대신 18세에 아버지처럼 상품 중개인이 된 그는 20대 초반 술집에서 영국과 아일랜드 관계에 대해 논쟁을 벌이다 만취, 차에 치여 죽을 뻔했다.

이후 그는 고환암 진단을 받았지만 회복했으며 2010년 총선 때는 지지 호소 현수막을 단 경비행기를 타고 비행하다 추락해 죽을 고비를 넘겼다.

보수당 소속으로 정치에 입문한 그는 1992년 유럽연합(EU) 출범의 기초가 되는 마스트리흐트 조약에 영국이 가입하자 보수당을 떠나 독립당 창립 멤버가 됐다.

착실히 당내 입지를 굳힌 그는 1999년 처음으로 유럽의회 의원이 됐으며 2006년 당수가 됐다.

하지만 그와 독립당은 인종 차별과 성차별적 성향 및 극단적인 이민자 반대 정책 등으로 많은 비판도 받았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독립당 의원들을 "인종차별주의자에 가까운 괴짜들"이라고 말한 바 있다. 작년에는 독립당 소속 유일한 여성 유럽의회 의원은 파라지를 "반여성적인 스탈린주의자 독재자"라고 비판하며 보수당으로 옮겼다.

일부 영국 언론은 파라지가 이민자 유입에 반대하면서 자신의 독일인 부인을 비서로 둔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2010년 헤르만 반롬푀이 EU정상회의 상임의장에게 "저급한 은행원 외모에 젖은 걸레 같은 카리스마를 가졌다"고 막말을 했으며 벨기에를 '나라도 아니다'라고 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러시아의 크림 병합으로 영국을 비롯한 서방이 제재를 고심할 때 '국제사회의 현존 지도자 중 푸틴을 가장 존경한다'고 말해 또 구설에 올랐다.

하지만 이같은 비판에도 그의 기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파라지는 "이번 선거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5월 영국 총선에서 20석 이상 차지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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