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포로셴코, 잠정개표서도 과반득표…동부 긴장은 여전

우크라이나 대선에서 재벌 출신 무소속 후보 페트로 포로셴코가 과반 득표를 한 것으로 잠정 개표 결과에서도 드러났다.

우크라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6일(현지시간) "40% 개표 상황에서 포로셴코 후보가 54.09%를 득표했다"고 밝혔다. 2004년 '오렌지 혁명' 주역인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는 13.13% 득표율로 크게 뒤졌으며 민족주의와 유럽화를 내세우는 '급진당' 후보 올렉 랴슈코가 8.49%를 차지하며 선전하고 있다. 전체 투표율은 60.7%로 잠정 집계됐다.

개표는 이날 중에 거의 마무리될 예정이다. 하지만 중앙선관위의 최종 공식 개표 결과 발표는 다음달 4일 이전에 이루어질 예정이다. 중앙선관위 부위원장 안드레이 마게라는 이날 "대선은 유효하게 치러졌으며 이를 사실로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추세로 볼 때 큰 이변이 없는 한 과반 득표를 한 포로셴코 후보가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 상위 1, 2위 후보가 결선 투표를 치러 최다 득표자가 당선된다.

포로셴코는 하루 전 투표 종료 후 공개된 출구조사에서도 과반 득표로 승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민주제안', '키예프국제사회학연구소', '우크라이나 경제·정치연구소' 등 3개 연구기관 공동 출구조사에서 포로셴코는 55.9%의 득표율을 기록해 12.9%를 얻은 티모셴코 전 총리를 압도했다.

포로셴코는 출구 조사 결과가 나온 뒤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새 대통령이 탄생했다"며 스스로 당선을 선언했다.

BBC 방송 러시아어 인터넷판에 따르면 브로슬라프 코모로프스키 폴란드 대통령도 포로셴코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선을 축하하고 대선 후 우크라이나 사태가 안정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달 3~4일께 폴란드를 방문해 달라고 포로셴코를 초청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포로셴코의 이름을 언급하지 않은 채 새로 선출된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협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아직 우크라이나 대선 결과에 대해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대선이 일단 무사히 끝났지만 분리주의 움직임이 거센 동부 지역에선 여전히 긴장이 가시지 않고 있다.

동부 도네츠크주의 분리주의 세력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은 26일부터 역내에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밝혔다. 공화국 수장(의회 의장) 데니스 푸쉴린은 "비상사태의 목적은 공화국 역내에서 우크라이나 정부군을 몰아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쉴린은 대선 당선이 유력시되는 포로셴코가 앞서 취임 후 첫 방문지를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로 삼겠다고 한 발언에 대해 "이는 비현실적인 일"이라면서 "도네츠크공화국 주민은 우크라이나 대선에 출마한 모든 후보에 반대한다"고 지적했다.

분리주의 세력은 정부군이 대테러작전을 중단할 때만 대화를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포로셴코 후보는 동부 지역 군대 철수 문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고 있다. 대신 대테러작전을 짧고 효율적으로 벌일 것이고 징집된 병사들 대신 계약제 군인들을 작전에 투입하겠다는 방침만 밝혔다.

우크라이나 정부도 대선 기간 중단했던 동부 지역에서의 분리주의 진압작전을 재개할 것이라고 밝히며 강경 자세를 취했다.

비탈리 야레마 제1부총리는 대선 당일엔 현지 주민들이 안전하게 투표소에 나갈 수 있도록 정부군이나 사법기관들이 대테러작전을 중단했었다며 "조만간 작전이 다시 활발해 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25일 대선 투표 당일엔 동부 루간스크주에서 정부군과 분리주의 민병대가 무력 충돌해 또다시 희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내무부는 루간스크주 노보아이다르 지역에서 정부군이 투표소를 공격해 투표용지를 탈취하려던 분리주의 민병대와 교전을 벌여 민병대원 2명이 사살되고 14명이 생포됐다고 전했다. 정부군 쪽에서도 부상자가 발생했다.

반면 분리주의 민병대 측은 우크라이나 정부군 산하 국가근위대 소속 군인들이 투표소 문 열기를 거부하는 현지 선관위원들에게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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