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직후부터 구원파를 비롯한 유병언(73) 일가를 추적해온 검찰이 은신처의 단서가 될 수 있는 순천 땅 집중매입 사실을 몰랐는지, 알고도 놓친 것인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26일 전남CBS가 단독 입수한 자료를 보면 보성몽중산다원 영농조합법인은 세월호 사고가 발생하기 한 달여 전인 지난 3월 11일 순천시 서면 학구리 산240 등 모두 22필지 44,638㎡의 땅을 집중적으로 매입했다.
이곳에는 2층 규모의 구원파 연수원 건물이 세워져 있고 기차 칸이 숙소로 이용되는 등 금수원과 닮아 있었다.
휴게소를 포함해 유 씨 일가가 지난해까지 이 일대에서 매입한 땅까지 모두 더하면 39필지 60,193㎡에 달한다.
검찰은 25일 새벽 이곳에서 흑염소 식당을 운영하는 구원파 신도 2명을 유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로 긴급체포하기도 했다.
유 회장의 두 아들이 소유한 해당 법인의 순천 송치재 일대 땅 집중매입은 유병언 일가의 동향과 은신처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 단서였던 셈이다.
지역의 정보기관 한 관계자는 "몽중산다원이 최근 사들인 토지를 파악하는 것은 수사기관이 행정기관을 통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라며 "검찰이 집중매입 사실을 알고도 주요 은신처로 관리하지 않았다면 수사력의 문제고, 몰랐다면 정보력의 문제"라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금수원 압수수색 이후 잇따라 유 회장의 행적을 놓친 검찰은 뒤늦게 유 씨 일가에 대한 현상금을 5억 원까지 올렸다.
경찰도 유 씨 일가의 수배전단을 손에 들고 순천의 주요 진입로에서 검문검색을 벌이고 있다. 경찰 한 관계자는 "현재도 순천에 머물러 있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또 이 일대의 폐가를 찾아 진입을 시도하는 등 수색 범위를 넓혀가고 있지만, 뒷북 대응이란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