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이날 12세기에 건립된 성묘교회 밖의 석조마당에서 만나 포옹을 한 뒤 서로의 팔을 잡고 부축해주면서 교회로 연결되는 돌계단을 내려갔다.
성묘교회는 예수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음을 맞이한 뒤 안장된 묘지에 세워진 교회로 기독교 최고 성지 가운데 하나로 꼽히며 교회의 내부를 가톨릭교, 그리스정교회, 콥트기독교, 시리아정교회, 아르메니아정교회, 에티오피아정교회 등의 6개 교파가 각각 구획을 나누어 사용한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바르톨로메오스 1세 총대주교는 예수의 시신을 십자가에 내려 향유를 바르며 염을 했다고 전해지는 성유석 앞에 나란히 무릎을 꿇고 앉아 주기도문을 암송하며 기도를 올렸다.
AFP통신은 500여년 전에는 총대주교가 무릎을 꿇고 교황의 발에 키스를 해야했지만 바르톨로메오스 1세 총대주교가 강론을 마치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고개를 숙여 그의 손에 키스를 함으로써 동방정교회 수장에 대한 교황의 존경을 표했다고 보도했다.
교황의 이번 순방에는 로마 가톨릭과 동방정교회의 화해를 축하하려는 종교적 목적이 깔려 있다.
올해는 교황 바오로 6세와 그리스 정교회의 수장인 아테나고라스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가 예루살렘에서 역사적 만남을 가진 지 50돌이 되는 해이다.
로마 가톨릭과 동방정교회는 전체 교회의 통치권을 놓고 대립하다 1054년 서로를 파문하면서 갈라섰는데 바오로 6세와 아테나고라스 총대주교는 1964년 예루살렘에서 만나 상호 파문을 폐기하고 역사적인 화해를 이루었다.
바를톨로메오스 1세 총 대주교는 성묘교회에서 두 교파의 수장이 만난 것은 두려움과 종교적 광신, 서로 다른 교리를 믿는 사람들에 대한 증오와 경쟁이 사랑을 통해 어떻게 극복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성묘의 메시지는 분명하다. 다른 사람, 다른 교리의 신봉자를 사랑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