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 대변인은 KBS 간판 뉴스 앵커를 마치고 청와대로 옮겨갈 때부터 정치적 중립 논란을 불러일으키더니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끊임없는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순수 유가족', '계란라면' 이어 이번엔 '민간 잠수사 일당' 발언까지 쏟아내며 세월호 참사의 가장 부적절한 발언 인사 명단에 올랐다.
민 대변인은 지난 24일 청와대 출입기자들과 오찬을 하면서 "민간 잠수사가 일당 100만원, 시신 1구 수습 시 5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일하고 있다"는 취지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 대변인은 금액을 언급했던 것은 아니고 잠수사들의 일상에 대해 얘기하면서 마지막 수습 때까지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해명했다.
민 대변인의 발언이 알려지자 잠수사들은 비용을 정하지 않았으며 생사를 넘나드는 수색작업을 돈벌이로 비유하느냐며 모욕적이고 어이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유가족들도 잠수사들의 노고를 치하는 하지 못할망정 청와대 대변인이 잠수사들을 폄훼한다며 불쾌해 하고 있다.
민 대변인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이전에도 두세 차례 파문을 일으키는 발언을 했다.
서남수 교육부장관이 세월호 참사 당일 유가족들이 구조만을 애타게 기다리며 가슴을 졸이던 시간에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컵라면을 먹은 것을 두고 논란이 끊이질 않자 서 장관을 두둔한답시고 '계란라면'을 언급했다.
민 대변인은 "라면에 계란을 넣어서 먹은 것도 아니고, 끓여서 먹은 것도 아니다. 쭈그려 앉아서 먹은 건데 팔걸이의자 때문에, 또 그게 국민정서상 문제가 돼서 그런 것이다"라며 서 장관의 라면 식사 행위를 옹호했다.
여론이 들끓었지만 그냥 넘어갔다.
유가족들이 KBS 김시곤 보도국장의 세월호 희생자 폄훼 발언에 항의하기 위해 지난 8일 밤 KBS 본사를 찾아 길환영 사장과의 면담과 사과를 요구했으나 받아들이지 않자 청와대로 향했고, 9일 오후까지 청와대 앞에서 항의 시위를 했다.
이와 관련해 브리핑을 하던 민 대변인은 "지금 (청와대 앞에 세월호 참사) 유가족분들이 와 계시는데 순수 유가족분들 요청을 듣는 일이라면 누군가가 나가서 그 말씀을 들어야 한다고 입장이 정리됐다"고 말했다.
기자들이 '순수 유가족'이란 무슨 뜻이냐고 되묻자 "유가족이 아닌 분들은 대통령 면담의 대상이 되기 힘들 것이라는 의미다"라고 해명했다.
민 대변인은 이어 "유가족들이 대통령의 간접사과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유감"이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민 대변인의 이런 부적절한 발언은 '좀 나서는 듯한' 개인적 성향에서 비롯됐다는 의견이 많다.
민 대변인과 함께 기자생활을 한 한 언론인은 "어느 출입처를 가던지 조용한 취재를 하기 보다는 좀 튀고, 앞에 나서는, 그러니까, 뭐라 할까, 잘난 체하는 성격의 소유자"라며 "그의 개인적 성향 때문에 자꾸 실언을 하는 게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런 개인적 특성과 함께 민 대변인의 발언은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청와대 인식의 일단을 내보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중견 언론인은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를 통탄스럽게 여겨 유가족과 국민의 울분과 분노를 조금이라고 알아 헤아렸다면 그 같은 어설픈 발언으로 상처를 주지 않았을 것"이라며 "생명과 인간 존엄성에 대한 존중 의식이 없는 것, 아닌가 여겨진다"고 말했다.
시사평론가 김성완 씨는 "말 조심을 해야 하는 데 그렇지 못한 그의 개인적 스타일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국민의 심기는 살피지 않고 임명권자인 대통령의 심기 경호만을 너무 신경 쓴 결과"라며 "청와대 분위기가 그런 것 아닌가 생각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민 대변인이 대통령과 국민을 동시에 쳐다보지 않고 대통령의 의중과 심기만을 살피다 보니까 튀는 발언이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그의 권력지향적 성향이 빚은 구설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