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회선거 反EU 정당 돌풍…중도우파 제1당 유지(종합)

프랑스·영국 극우정당, 그리스 극좌 정당 등 승리

유럽의회 선거에서 반(反)유럽연합(EU)을 기치로 내건 극우 및 극좌파 정당들이 돌풍을 일으켰다.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EU 28개국에서 실시된 제8대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극좌정당이 EU 통합의 역풍인 반EU 및 반유로화 정서 확산에 힘입어 일부 국가에서 제1당을 차지하며 크게 약진했다.

그러나 유럽의회 내 최대 정파인 중도우파 유럽국민당그룹(EPP)이 제 1당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회 사무국은 각국별 출구조사 결과 및 중간 개표결과 등을 토대로 조사 전문기관 TNS와 공동으로 정치그룹별 의석 확보 수를 산출한 결과, EPP가 전체 751석 중 212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26일 밝혔다.

각 정파별 의석수 잠정 예상치에서 중도좌파 사회당 그룹(PES)은 185석으로 역시 제2 정치그룹을 유지했다.

중도우파 및 중도좌파 그룹에 이어 7대 유럽의회에서는 교섭단체를 구성하지 못했던 극우·극좌정당 등 반EU 그룹이 이번 선거에서 129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돼 일약 제 3의 정파로 부상했다.

유럽의회 제3의 정파였던 자유민주당 그룹(ALDE)은 71석으로 제 4그룹으로 밀려났으며 그 뒤를 이어 녹색당 그룹이 55석, 좌파당 그룹이 45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됐다.

장-클로드 융커 EPP 대표 후보는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우리가 유럽의회 선거에서 승리함으로써 EU 집행위원장 직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EU 헌법격인 리스본조약은 EU 행정권력의 수장인 집행위원장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유럽의회 선거 결과를 고려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25일 투표 종료 후 발표된 출구조사에서 프랑스의 극우정당인 국민전선(NF)이 약 25%의 기록적인 지지율로 승리를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득표율은 마린 르펜의 주도 하에 반이민·반EU정책을 주도해온 국민전선이 1972년 창당 이후 전국 단위 선거에서 거둔 최고의 성적이다.

국민전선은 유럽의회의 프랑스 의석 74석 가운데 ⅓에 해당하는 23∼25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에서도 극우 성향의 영국독립당(UKIP)이 영국 정치사에서 100년 넘게 유지돼온 보수·노동 양당체제의 벽을 허무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아직 총선에서 단 한 명의 의원도 배출하지 못한 군소정당인 독립당은 절반 가까이 진행된 영국의 유럽의회 선거 개표결과 29%의 득표율로 영국 정당 가운데 1위에 올라 최다의석 확보가 확실시되고 있다.

영국에서 동시에 실시된 지방선거에서도 독립당은 의석을 크게 늘렸다.

그리스에서는 EU의 긴축 정책에 반대하는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전국 단위 선거에서 처음으로 1위를 차지했다.

개표가 40% 진행된 상황에서 제1야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은 26.4%를 얻어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가 이끄는 신민당(ND)에 3.2%포인트 앞섰다고 그리스 언론이 전했다.

독일에서는 유로화 통용을 반대해온 신생 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6.5%의 비교적 높은 지지율을 얻어 의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네덜란드에서는 극우파 자유당(PVV)이 예상 밖의 부진을 나타냈다. 22일 투표 마감 후 발표된 출구조사 결과 자유당은 친EU 중도 정당인 '민주66'과 기독민주당(CDA), 그리고 집권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자유민주당(VVD)에 이어 4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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