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26일 안대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접수시키기로 했다. 이로써 지방선거를 열흘 앞두고 인사청문회 정국이 펼쳐지게 됐다.
당초 안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싱겁게 끝날 것으로 예상됐다. 이미 대법관에 임명되기 전에 한차례 인사청문회를 거쳤고, 25년간 살았던 홍제동의 낡은 아파트는 그의 청렴성의 상징으로 회자됐다.
그러나 대법관에서 퇴임한 뒤 1년이 지난 지난해 7월 변호사 개업을 한 이후 5개월 동안 올린 소득이 16억여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청문회에서 전관예우 논란이 불가피하게 됐다.
안 후보자는 변호사 개업 이후 연말까지 5개월동안 사건수임과 법률자문 등으로 16억원을 벌어 6억원을 세금으로 납부했다. 4억 5천만원 가량을 불우아동시설이나 학교 등에 기부했고, 정치자금으로도 2천만원을 기부했다.
세금과 기부금을 뺀 나머지 돈은 남산 자락 아래에 자리잡은 고급 아파트인 회현동 롯데캐슬 아파트를 구입하는 데 쓰여졌다.
'안대희 총리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회현동 아파트 구입경위와 관련해 "강북의 25년 된 노후 주택에 거주하던 중 2013년 미분양된 아파트를 할인하는 분양광고를 보고 12억 5천만원에 구입했다"고 설명했다. 이 아파트의 원래 시세는 16억원이 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쟁점은 아파트 구입경위나 매각대금 출처, 기부금이 아니다. 대법관으로 퇴임한 지 1년이 지나 변호사 개업을 했고 5개월만에 16억원의 소득을 올렸다는 사실이다. 한 달에 3억원의 수입을 올린 것이다.
과다한 수임료가 문제가 돼 청문회 도중 낙마한 전례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 시절 민정수석을 지낸 뒤 감사원장 후보로 지명됐던 정동기 전 수석이다.
정 전 수석은 2007년 검찰을 떠난 뒤 한 대형 법무법인에 들어가 7개월만에 7억원을 급여로 받았다. 본인은 "정당하게 받은 것이고 그 중 3억여 원을 세금으로 냈다"고 해명했지만 국민의 법감정을 넘지 못하고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안대희 후보의 월 평균 수입 3억원은 정 전 수석의 월 1억원의 세 배해 달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안 후보자의 수입은 더 늘어날 수도 있고 줄어들 수도 있다. 올 1월부터 총리 후보자로 낙점받기까지 약 5개월간의 수입은 계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소득 중 기부금으로 냈다는 4억 5천만원도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에 기부된 것이라면 공직임용 가능성에 대비한 것으로 읽힐 수도 있기 때문에 기부 시점도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 안 후보자는 휴일인 25일에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출근하면서 5개월간 16억원의 수입을 올린 데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짧게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