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서 세월호 추모 촛불 집회가 열린 가운데 경찰이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하던 집회 참가자 30명을 연행했다.
연행자 중에는 18살 고등학생도 포함돼 있어 경찰의 과잉 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은 24일 종로 보신각 등에서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하던 촛불 집회 참가자 30명을 연행했다고 밝혔다.
연행된 집회 참가자들은 광진경찰서 10명, 노원경찰서 9명, 동작경찰서 8명, 강북경찰서 3명 등으로 분산돼 입감됐다.
연행된 이들 중에는 18살인 고등학교 3학년 학생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학생이 연행될 당시 주위 시민들은 "고등학생을 왜 잡아가냐"고 항의했지만 경찰은 이를 묵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학생은 현재 동작경찰서로 연행됐으며 경찰은 신원 확인 뒤 해당 학생을 훈방 조치할 예정이다.
앞서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7시 청계 광장에서 세월호 추모 촛불 집회를 마치고 세월호 합동분향소가 있는 서울 광장까지 이동할 계획이었으나 일부 시민이 "청와대로 가자"며 보신각 부근에서 경찰과 대치를 벌였다.
경찰 추산 집회 참가자 1천여명은 경찰의 시위 해산 명령에 "잘못한 건 대통령인데 왜 우리를 잡아가냐"며 "박근혜 만나야 한다"며 30여분 동안 연좌 농성을 벌였다.
경찰은 수차례 시위 해산 명령을 한 뒤 186개 중대를 동원해 시위대를 에워싸고 일반 시민과 분리한 뒤 30명을 현행범 체포했다.
경찰 관계자는 "훈방 예정인 고등학생을 제외한 나머지를 사법 처리할 방침"이라며 "이밖에도 현장에서 경찰관을 폭행한 집회 참가자에 대해서 채증을 토대로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앞서 618개 시민사회단체 모임인 세월호 국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6시 청계 광장에서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촛불 집회를 열었다.
주최측 추산 3만 명, 경찰 추산 8천명이 참석한 이날 집회에서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들도 참석해 명확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천만인 서명 운동 동참을 호소했다.
한편 같은 시각 고엽제 전우회 등 보수 성향 단체 회원 2천500명도 청계 광장 맞은편 동화면세점 앞에서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맞불 집회를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