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은 지난해 4월말부터 6월말까지 두 달여간 주요 정부 구조기관들의 재난 대응체계 전반을 점검·분석해 지난 12월 그 결과를 발표했다.
'대형재난 예방 및 대응실태' 보고서의 감사 중점 항목을 살펴보면, 당시 감사원은 화재와 함께 이번 세월호 참사와 같은 해양사고에 중점을 두고 감사를 진행했다.
특히 해양재난 분야에서는 선박의 안전점검 및 특별점검의 적정성, 침몰선박 관리의 적정성, 해양오염 방지 대책을 중점적으로 점검했다.
하지만 '인적재난'으로 분류된 해양사고의 긴급구조기관 중 해양경찰청은 쏙 빼놓은 채 감사를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감사에서는 대형재난 예방 및 대응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안전행정부와 해양수산부, 소방방재청을 감사대상으로 삼았다.
아울러 서울시 등 5개 광역 시·도 및 관하 시군구와 함께 국토교통부, 기상청, 문화재청 등 관련된 중앙부처의 재난관리 체계도 종합점검했다.
감사원 스스로도 근거로 삼은 현행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3조를 살펴보면 "해양에서 발생한 재난의 경우에는 해양경찰청·지방해양경찰청 및 해양경찰서를 말한다"고 그 책임 주체가 규정돼있다.
같은 법 56조 해상에서의 긴급구조 항목을 살펴봐도 "경찰청장은 해상에서 선박이나 항공기 등의 조난사고가 발생하면 '수난구호법' 등 관계 법령에 따라 긴급구조활동을 하여야 한다"고 되어있다.
이에 대해 감사원 관계자는 "당시 진행된 감사가 침몰선박 관리에 중점을 둔 것이어서 이런 문제가 생겼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여수 기름 유출 사고 때문에 해양오염 방제와 관련된 내용이 당시 감사의 주를 이뤘다"며 "그동안 세월호 사건 같은 인명 구조와 관련된 감사는 많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박근혜정부 들어 해경을 대상으로 진행된 감사라고는 지난 4월 해경의 경비선 제조계약 기성금 지급 부적정을 지적한 재정집행 관리실태 감사나, 2012년 5월 발표된 2011회계연도 결산감사 뿐이다.
즉 해경의 장비 구매내역이나 유지관리에 관한 것만 감사했을 뿐, 해상 발생 재난을 총괄할 해경의 위기대처 체계에 대한 감사는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지난해 해양재난 특별감사에서 해경의 긴급 구조 체계를 제대로만 점검했다면, 세월호 침몰 국면에서 드러난 해경의 부실 대응이나 늑장 대응이 과연 가능했을지 안타까움이 남는 대목이다.
감사원은 박 대통령이 '해경 해체'를 선언하기 닷새전인 지난 14일부터 해경과 해양수산부에 대한 특별감사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