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김 감독은 선수단을 그라운드에서 철수시킨 행동으로 퇴장당했다. 올 시즌 1호이자 김 감독 개인으로는 해태(현 KIA) 시절이던 1999년 4월 30일 잠실 LG전 이후 무려 15년 만이다. 아직 한국야구위원회(KBO)의 징계가 나오지 않은 상황이라 말을 아끼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질문이 이어지자 김 감독은 이내 말문을 열었다. 전날 상황에 대해 김 감독은 "나중에 중계로 봤는데도 파울이었다"면서 "어지간하면 나가지 않으려 했는데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전날 6회 수비 때였다. 한화가 4-2로 앞선 가운데 넥센 윤석민의 타구가 3루 베이스 위로 지나갔다. 김준희 3루심은 지체없이 페어를 선언해 1타점 2루타가 됐다. 이에 김 감독은 그라운드로 나와 거센 항의 뒤 선수들을 더그아웃으로 불렀다.
여기에 20일 경기의 영향이 컸다. 당시 4회 수비 때 한화는 상대 3루 주자 김민성을 홈에서 잡아냈지만 세이프 판정이 났다. 발이 홈을 밟지 못한 장면이 나온 오심이었다. 김 감독은 "사실 그때 안 나가서 비난을 많이 받았다"면서 작심하고 나섰던 배경을 설명했다.
김 감독은 해태 시절부터 다혈질로 명성이 높았다. 심판과 언성을 높인 말다툼은 예사였고, 몸싸움을 벌인 적이 적잖았다. 의자를 집어던지고 심판을 번쩍 들기도 했다.
이에 잠시 퇴장의 추억에 젖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머릿속에 가물가물해진 기억이다. 김 감독은 "내가 어제 당한 퇴장이 19번째인가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김 감독의 개인 퇴장은 6번째다.
취재진의 말에 김 감독은 "그런가? 19번째라고 하던데"라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김 감독을 비롯해 역대 감독 퇴장 기록도 19번째는 아니다. KBO는 20번째라고 확인했다.
그렇다면 마지막 기억까지 틀린 것일까. 김 감독은 "감독이 퇴장당한 팀이 이긴 것은 내가 처음일 걸"이라고 말했다. KBO는 그러나 "이전에도 5번 사례가 있었고, 김 감독 개인으로도 3번 이겼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해태 시절에 몇 번 이긴 것도 같다"면서 "이제 기억도 잘 안 난다"고 멋쩍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