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22일(한국 시각) 미국 시티 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 원정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9탈삼진 9피안타 1볼넷 2실점 호투를 펼쳤다. 3-2로 앞선 7회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브랜든 리그에게 넘겼다.
다저스가 4-3으로 이기면서 시즌 4승째(2패)를 거뒀다. 평균자책점(ERA)은 3.00을 유지했다. 2점대 재진입이 무산된 게 2% 아쉬웠다.
지난달 28일 콜로라도전 이후 부상자 명단(DL)에 오른 이후 첫 등판이었다. 올 시즌 호주 원정으로 일찍 시즌을 시작한 류현진은 본토 및 홈 개막전 등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의 부상으로 1선발의 중책을 맡았다. 힘든 일정에 어깨 염증이 생겼다.
하지만 충분한 휴식을 취하자 괴물 본색이 드러났다. 시속 90마일(145km) 아래로 떨어졌던 구속이 다시 올라왔다. 최고 151km를 찍을 정도로 어깨가 싱싱해졌다. 삼진을 무려 9개나 잡아냈다.
타선도 괴물의 귀환에 화답했다. 2회 애드리언 곤잘레스가 선제 1점 홈런을 날린 데 이어 6회 야시엘 푸이그, 핸리 라미레스의 연속 솔로포로 류현진에게 힘을 실어줬다.
다만 잘 나가다가 불의의 일격을 맞았다. 3-0으로 앞선 6회 2사 1루에서 에릭 캠벨에게 2점 홈런을 맞았다. 올 시즌 빅리그에 데뷔한 캠벨의 첫 홈런이었다. 134km 체인지업이 몰렸다.
▲승부처 이 악문 작심투 '최고 구속 151km'
출발부터 산뜻했다. 류현진은 지난해 홈런을 내줬던 첫 타자 후안 라가레스를 전매특허인 체인지업(시속 134km)으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대니얼 머피에 좌전 안타를 맞았으나 상대 간판 데이비드 라이트를 148km 바깥쪽 낮은 직구로 삼진을 잡아냈다. 크리스 영을 유격수 뜬공으로 처리, 이닝을 마무리했다.
곤잘레스의 시즌 12호 솔로포로 1-0 리드를 안은 2회도 깔끔했다. 137km 슬라이더로 커티스 그랜더슨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운 류현진은 에릭 캠벨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윌머 플로레스에게 던진 커브가 우전 안타로 연결됐으나 앤써니 레커를 직구 3개로 루킹 삼진으로 얼렸다.
3회가 고비였다. 류현진은 3회초 공격 때 무사 1루에서 번트 실패로 추가 득점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이어진 수비에서 일단 상대 투수 제이콥 디그롬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라가레스에 중전 안타, 2사 후 라이트에 좌전 안타, 영에 볼넷을 내주며 만루에 몰렸다.
하지만 특유의 승부욕과 집중력이 빛났다. 1, 2회 148km였던 구속이 151km까지 올라갔다. 그랜더슨에게 던진 2구째였다. 류현진은 결국 150km 몸쪽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유도해 스스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류현진은 승부처에서 전력 투구를 펼치는 페이스 조절로 정평이 나 있다.
위기를 넘긴 뒤는 편안했다. 4회 삼진 2개를 곁들이며 첫 삼자범퇴를 이끌었다. 5회도 투수 디그롬에게 안타를 맞았으나 라가레스를 1루 병살타로 요리하며 순항했다.
다만 3-0 리드를 안은 6회가 아쉬웠다. 선두 라이트에 안타를 내준 류현진은 영을 3루 병살타로 잡아냈다. 그러나 그랜더슨의 안타에 이어 캠벨에게 좌월 2점 홈런을 맞았다. 이후 윌머 플로레스에도 안타를 맞아 한계점에 다다른 듯했다. 그러나 레커를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워 승리 투수 요건을 지켰다.
이후 7회 브랜든 리그, 8회 브라이언 윌슨에 이어 9회 마무리 켄리 잰슨이 승리를 지켰다. 다저스는 8회 1점을 뽑아내 리드를 벌렸고, 잰슨이 1점을 내줬으나 4-3 승리를 지켜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