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잇단 리콜…올 들어 국내서만 50만대 육박

최근 국내외 자동차업체들이 잇따라 대규모 리콜에 나서고 있다.

리콜(recall)은 안전 기준에 부적합하거나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결함이 있을 때 자동차 제작·조립·수입자가 그 결함 사실을 해당 소유자에게 통보하고 수리·교환·환불 등의 시정 조치를 하는 제도다.

리콜이 잦으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브랜드 이미지도 실추될 수 있지만, 안전이나 품질에 적극 대응한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어 자동차 업체들도 이제는 리콜을 적극 활용하는 분위기다.

22일 교통안전공단 자동차결함신고센터에 따르면 올들어 4월까지 국내 리콜 차량은 총 42개 차종, 37만3천666대 이른다.

국산차가 4개 차종, 34만4천333대이며 수입차가 38개 차종, 2만9천333대로 집계됐다.

리콜 차량은 2012년 187개 차종, 20만6천237대에서 지난해 204개 차종 104만 3천171대로 5배가량 급증했다.

리콜 사례를 보면 지난달 르노삼성이 SM5 승용차에서 시동이 꺼지는 문제점이 발견돼 16만1천700대를 리콜했다.

기아차[000270]는 레이와 모닝 등 19만7천여대를 배출가스 부품 결함으로 리콜 조치했다.


이번 달 들어서도 현대차[005380]의 투싼 승용차에서 에어백이 정상적으로 펴지지 않을 수 있는 결함이 발견돼 12만2천561대가 리콜 조치됐고, 한국GM도 크루즈 574대에 대해 리콜 결정을 내렸다.

5월 리콜 물량까지 감안하면 올해 들어 국내에서 리콜 차량은 49만6천800여 대에 이른다.

대량 리콜 사태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잇따르고 있다.

일본 도요타가 지난 4월에 다섯 가지 부품 결함으로 2012년 743만대에 이어 역대 2번째인 639만대의 리콜을 발표한 게 대표적인 예다.

'늑장 리콜'로 물의를 일으킨 미국의 GM도 최근 세단과 크로스오버 차량 등 모두 240만대를 리콜한다고 밝혔다. GM의 리콜대상 차량 수는 올해 2월 이후 미국에서만 총 1천360만대에 달한다.

포드와 크라이슬러도 에어백 장치 결함 등을 이유로 약 138만대와 78만대의 차량을 각각 리콜하기로 했다.

이처럼 대규모 리콜이 급증하는 이유는 자동차들이 전자장비화하고, 안전·환경대책 등으로 설계와 부품이 복잡해지고 있지만, 업체들이 이를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다른 이유로는 자동차 업체 스스로 리콜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점이 꼽힌다.

이우광 한국산업기술협력재단 연구위원은 "자동차업체들이 리콜을 피하기보다는 오히려 품질 향상의 기회로 삼고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함으로써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량으로 인한 형사적 책임도 무섭지만, 소비자의 평판이 더 무섭기 때문에 이전 같으면 무시해왔던 문제점도 스스로 적극적으로 발굴해 리콜한다는 것이다.

특히 도요타가 사상 두 번째 대량 리콜에 나선 것은 2009년 급발진 문제가 발각되기 이전에는 미국 시장 점유율이 17%에 달했으나, 문제 발생 이후 15.2%로 낮아진 점 등이 교훈이 됐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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