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강연에 2억 받는 버냉키...퇴임후 '돈방석' 괜찮나?

벤 버냉키 전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사진)이 퇴임후 엄청난 강연료 수입을 올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20일(현지시각) 버냉키 전 의장의 강연료가 미국에서는 1회 20만달러, 우리돈으로 2억여원에 달하고 특히 아시아권에서는 2배인 40만달러 선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연준 의장 재임 당시 버냉키의 연봉은 20만 달러, 퇴임한 뒤에는 단 1~2시간만에 과거 1년 연봉을 벌고 있는 셈이다.


퇴임 직후 버냉키는 1주일새 아부다비와 요하네스버그, 휴스톤 등을 순회할 정도로 강연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따라서 올 한해 강연 수입료만 수백만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그의 몸값이 이처럼 비싼 것은 여전히 그가 막강한 힘을 갖고 있고 그의 말을 잘 새겨들으면 '돈'이 되기 때문이다.

버냉키는 현재의 미국 통화 정책의 밑그림을 그려놓은 사람이다. 또 재닛 옐런 현 의장과도 가까운 사이인 만큼 '선수들' 끼리는 그의 말 한마디를 듣는 순간 앞으로의 연준의 금리 정책 등을 예상할 수 있다.

따라서 투자은행과 헤지펀드, 기업 대표들은 엄청난 수업료를 지불하고서라도 그의 강의를 기꺼이 들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3월 뉴욕 맨하탄 한 고급 레스토랑에서 열린 저녁 모임에서 버냉키 의장의 '강연'을 들었던 한 투자회사 대표는 "그가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전망이 높지 않다고 확실히 말했다"면서 이후 금융시장 큰손들이 미국 국채를 사들였다고 전했다.

당시 미국 국채 가격은 오름세여서 버냉키 말을 듣고 투자한 투자자들은 큰 돈을 벌 수 있었다.

반면, 같은 모임에 참석했지만 버냉키 발언의 뜻을 제대로 새겨듣지 못했던 사업가는 나중에 "버냉키의 가이드에 따라 투자하지 않은게 후회된다"고 까지 말했다.

물론 미국에서는 전직 고위관리가 퇴임 후 순회 강연을 하거나 높은 연봉을 받고 민간업체로 가는 일이 흔한 일이다.

실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퇴임후 고액 강사 대열에 합류했고 티머시 가이트너 전 재무장관은 사모펀드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세계의 경제 대통령'으로 여겨지던 연준 의장이 고액을 받고 결국 '족집게' 강의를 하는 것이어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버냉키 측은 기밀을 누설하는 것 아닌 이상 경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힐 자유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공익 차원에서 무료 강연에 나설 때도 있고 막대한 금액을 자선단체에 기부한다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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