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정작 박 대통령의 원자로 설치식 참석을 간곡히 요청했던 UAE의 모하메드 왕세제가 당일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맥이 빠진 것은 물론이고 세월호 뒷수습을 뒤로 하고 방문한 의미가 반감되면서 UAE 방문 적절성 논란을 다시 촉발시킬 것으로 보인다.
모하메드 왕세제는 칼리파 현 국왕의 동생으로 UAE 통합군 부총사령관이자 최고석유위원회(SPC) 위원, 아부다비의 행정·재정·군사 분야 업무를 장악한 실권자다.
그는 친한파로도 알려져 있는데, 지난 2월까지 모두 4차례나 한국을 방문했었다. 지난 2월 방한때는 박 대통령의 UAE 방문을 요청했다.
이번에 박 대통령이 세월호 사고에도 불구하고 UAE 방문길에 오른 것은 모하메드 왕세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도 컸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왕세제는 원자로 설치식에 참석하지 않았고, 대신 만수르 경제 부총리가 참석했다.
박 대통령의 주된 방문 목적이었던 원자로 설치식에 모하메드 왕세제가 참석하지 않음으로써 방문 의미는 반감됐지만 우리 정부는 왜 왕세제가 불참했냐는 질문에 "말할 수 없는 긴박한 사정 때문에 본인이 오고 싶었는데 못 왔다고 했다"고 말했을 뿐 구체적인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박 대통령이 모하메드 왕세제를 아예 만나지 못한 것은 아니다. 숙소로 돌아와 모하메드 왕세제와 회담을 가졌고, UAE 국민들을 대신해서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그렇지만 당초 두번의 만남을 예정했지만 그 중 핵심 일정에의 공동참석이 무산된 것은 UAE 측의 외교적 결례를 탓하기 전에 이를 미연에 방지하지 못한 우리 정부의 책임도 크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