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원 총리는 21일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를 처음으로 알게 된 시점이 사고 당일인 지난달 16일 “오전 10시 전후“라고 밝혔다.
정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현안질문에서 ‘대통령이 이 사고를 처음 인지한 것이 언제냐’는 새정치민주연합 김광진 의원의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정 총리는 이 자리에서 “정확하게 보고 경로는 모르지만 사고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았다”며 “오전 10시 전후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다만 “청와대 일을 제가 일일이 보고받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시간대를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정 총리의 이같은 답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상황보고와는 차이가 나는 것이어서 대통령의 최초 인지 시점에 대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중대본은 참사 당일 오전 10시 첫 번째 ‘진도 해상 여객선 침몰사고 상황보고’를 작성해 배포했다.
이 상황보고 1보에는 “단 1명의 인명피해도 없도록 구조에 최선을 다할 것, 객실 엔진실 등 철저히 수색해 누락되는 인원이 없도록 할 것”이라는 ‘대통령 지시‘가 명시돼 있다.
오전 10시 상황보고 1보에 ‘대통령 지시’가 포함된 점에 미뤄볼 때 박 대통령은 오전 10시 훨씬 전에 이미 상황을 인지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누군가로부터 사고를 보고받은 대통령이 대책회의를 한 뒤 관련 지시를 하고, 중대본이 이를 ‘대통령 지시’라고 상황보고에 적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박 대통령의 최초 사고 인지 시점을 “오전 10시 전후”라고 밝힌 정 총리의 이날 답변은 실제와는 다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앞서 정 총리는 전날 긴급현안질문에서 사고 당시 세월호 선원이 전화로 국정원에 보고했다고 답변한 뒤 번복해 논란을 빚었다.
총리실은 정 총리의 답변 파문이 일파만파로 확대되자 “정 총리는 보좌진이 보고한 언론내용과 청해진해운의 세월호 운항관리규정을 토대로 답변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선원이 보고했다”는 정 총리의 답변은 이전에 언론에 보도된 적이 없는 새로운 사실이라는 점에서 총리실의 해명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여객선 침몰사고 대책위원회 김현 상황실장은 “대통령이 최초로 사고를 인지한 시점을 밝히지 못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진상을 공개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