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 도네츠크주 출신의 우크라이나 유력 기업인 리나트 아흐메토프(47)는 앞서 19일 자신이 경영하는 그룹 산하 기업 근로자들에게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에 대한 항의 표시로 20일부터 매일 3시간씩 부분 파업에 돌입할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도네츠크주 제2도시 마리우폴의 기업들이 파업 호소에 적극 동참하기 시작했다. 아흐메토프 소유 지주회사 'SKM'이 거느린 마리우폴의 철강회사 '일리치 콤비나트', '아조프스탈'과 탄광 회사 등이 매일 3시간씩 부분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근로자들은 동시에 분리주의에 반대하는 집회와 시위도 벌여나가기로 했다. 도네츠크 시내 체육관에서 20일 처음으로 열린 집회에는 수백 명의 근로자들이 참석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아흐메토프는 우크라이나 최대 갑부로 꼽힌다. 도네츠크주를 중심으로 철강, 석탄 채굴, 전력 공급, 금융, 유통, 언론, 이동통신 분야 사업을 벌이는 아흐메토프의 자산은 114억 달러(약 11조7천807억원)로 추산된다.
그는 지금까지 도네츠크주의 분리주의 운동에 모호한 태도를 취해왔다. 분리주의 세력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에 대해선 반대 의사를 밝히면서도 이 지역의 자치권이 확대돼야 한다는 입장도 표시해왔다.
그러다 최근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이 중앙정부가 아닌 공화국으로 세금을 내라고 통보하자 분리주의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다. 또 분리주의자들이 현지 철도청을 점거하면서 제품 운송에 필요한 화물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도 아흐메토프의 태도 변화에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센 아바코프 우크라이나 내무장관은 이후 자신의 페이스 북에 올린 글에서 "아흐메토프가 마침내 우리(중앙정부)를 믿기 시작했다"며 "근로자들의 힘과 에너지는 어떤 대테러작전보다 더 효율적으로 테러분자들을 쓸어버릴 수 있을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지도부는 아흐메토프를 비롯한 재벌들이 소유한 역내 기업들을 국유화하겠다고 밝혀 분리주의 세력과 기업들 간에 긴장이 조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