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이 행장은 최근 불거진 전산시스템 변경 문제와 관련해 "지금 넘어간다고 하더라도 나중에 금융감독당국에 보고서가 올라가면 문제가 제기될 만한 부분이 발견돼 감독당국에 보고하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를 발견하고도 그냥 놔둘 경우 은행장으로서는 배임 등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사전 예방 차원에서 불가피하게 금융감독당국에 검사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 행장은 또 전산시스템 변경을 결정하는 과정의 '하자'에 대해서는 "(전산시스템 교체 관련) 보고서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고, 진실되지 않았다는 것이 (은행)감사 결과에서 드러났다"며 "그런 심각한 상황을 이사회에서 한 번 논의해보자 했는데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임영록 회장은 "이사회의 결정을 존중해야한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임 회장은 이날 남대문로 KB금융지주 본사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전산시스템 변경과 관련, "최고의결기관인 (국민은행) 이사회에서 충분히 논의됐을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임 회장은 또 "(시스템 변경을 보고받고 결정한) 이사회 진행 과정에서 은행장과 상임 감사가 참석해서 충분히 논의가 됐을 것"이라며 "그 과정을 거쳐 결정된 것은 존중하고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은행 내부 문제가 금융당국의 검사로 이어진 것에 대해서는 "아쉽다"면서 "이건호 행장이 이사회와 협의해서 현명하게 잘 처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재열 KB금융 CIO(최고정보책임자·전무)는 기자들을 만나 입찰과정에서의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 "리베이트는 최종 낙찰이 돼야 현실화될 수 있는 일인데 이제까지 이뤄진 것은 IBM의 시스템에서 유닉스로 바꾸도록 한 것뿐"이라며 부인했다.
김 전무는 "유닉스 시스템을 설계하는 개별 회사들의 입찰은 21일까지 이뤄진다"며 "이 입찰에는 이번에 문제의 단초가 됐던 IBM을 포함한 4개 업체가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의계약도 업체선정이 된 상태에서 논의될 수 있는 건데 아무 것도 구체화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시스템 변경은 은행 뿐만 아니라 전산용량의 37%를 차지하는 카드도 함께 하는 것"이라며 "카드에서는 아무 문제제기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은행 이사회에서 감사의 감사보고서를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는 은행 경영진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사회 보고안건은 사전에 각 이사들에게 전달돼 검토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