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군 지도자 "유혈사태 우려 시 재총선 안돼"

태국 계엄사령관인 프라윳 찻-오차 육군참모총장은 유혈사태가 우려되면 재총선을 실시하지 않아야 한다고 밝혔다.

태국 일간신문 더네이션은 프라윳 총장이 다음 총선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크거나 선거 준비가 어려우면 선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선거위원회에 밝혔다고 21일 보도했다.

프라윳 총장은 20일 계엄령을 선포하고나서 이날 오후 정부 부처 상무차관, 주요 국가기관장들을 소집한 회의에서 이같이 말했다.

니와툼롱 분송파이산 과도총리 대행이 이끄는 정부와 친정부 진영은 정치 혼란을 끝내려면 조속히 선거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애초 오는 7월 실시될 예정이었던 재총선을 준비 부족 등으로 8월3일로 연기하길 바라고 있다.


프라윳 총장은 정치위기 해소와 타협 방안을 중재하기 위해 21일 니와툼롱 과도총리 대행, 친정부 시위단체 지도자 짜투폰 쁘롬판 독재저항민주연합전선(UDD) 회장, 반정부 시위단체 지도자 수텝 터억수반 전 부총리, 수라차이 리엥분렛차이 상원의장 대행 등 주요 정파 대표들을 만날 예정이다.

반정부 진영으로 분류되는 수텝 전 부총리와 수라차이 상원의장 대행은 계엄령 선포에도 반정부 시위와 새 과도총리를 임명하기 위한 절차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수텝 전 부총리는 23일 현재의 점거 시위장인 라차담는 거리에서 수쿰빗 지역까지 시위를 벌이고, 24일과 25일에도 시위를 열겠다고 밝혔다.

군은 평화시위는 허용하나, 시위대가 현재의 점거지를 이탈해서 시가지로 진출해서는 안 된다고 밝힌 바 있어, 반정부 시위대가 거리행진을 벌이면 계엄령을 위반하게 된다.

상원의 새 과도총리 임명 시도도 니와툼롱 과도총리 대행 정부를 퇴진시키겠다는 의미여서 친정부 및 반정부 진영의 타협 가능성을 어둡게 하고 있다.

니와툼롱 과도총리 대행은 계엄령으로 치안이 안정되면 재총선 실시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계엄령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으나 계엄령은 헌법을 준수하는 틀 안에서 실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네이션은 계엄령에 대해 주요 정파들이 조심스러운 지지를 밝혔다며, 이들이 계엄령에 저항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계엄령 선포 후 출범한 치안유지기구인 평화질서유지사령부(POMC)는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며 통금 등 일부 계엄 조치는 현단계에서 시행하지 않으나, 계엄령을 언제 끝낼지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POMC는 또 친정부 및 반정부 진영에 속해 있는 14개 정파적 위성 방송에 대해 방송 중단을 명령했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국제사회는 계엄령 선포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민주주의 원칙 준수, 신속한 계엄령 해제 및 완전한 민정 복귀, 명확한 재총선 일정 확정 등을 촉구했다.

한편, 방콕포스트는 계엄령이 선포되자 잉락 친나왓 전 총리를 비롯해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일가 일부와 몇몇 각료 가족들이 북부 국경지역으로 피신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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