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선거관리위원회는 국회의원 선거를 다음달 25일 시행한다고 밝혔다고 리비아 국영 라나(LANA)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리비아에서는 2011년 10월 카다피 정권 붕괴이후 국가과도위원회(NTC)에 이어 제헌의회(GNC)가 2012년 7월 구성됐으나 이슬람 정파와 비이슬람 정파로 나뉘어 첨예하게 대립해왔다.
최근 퇴역 장성 칼리파 하프타르(65)가 이끄는 무장단체 '국민군'이 이슬람계가 장악한 의회의 해산을 요구하며 이슬람 무장단체와 유혈충돌, 양측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국민군은 지난 17일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 있는 이슬람 무장단체 거점을 공격했고 18일에는 수도 트리폴리 의사당을 급습해 의회의 권한 행사 중단을 선포했다.
리비아 정부와 의회, 군은 하프타르의 이 같은 무력행사를 쿠데타 시도라고 비판하고 있다.
리비아 정부군은 국민군의 권력 장악 시도에 맞서자는 성명을 내고 이슬람계 무장단체들에 트리폴리로 집결하라고 명령했다.
이슬람계 무장단체들이 리비아 서부 이슬람계 도시인 미스라타에 집결해 정부군에 가담하는 가운데 하프타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세력도 속속 등장하면서 내전이 재발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CNN 방송은 "리비아가 내전 가능성을 피하려는 방안으로서 총선일을 확정했다"고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하프타르를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최근에 그(하프타르)와 연락하지 않았다"며 "리비아 현지에서 벌어지는 행위들을 용납하거나 지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모든 당사자에게 폭력을 지양하고 평화적 수단으로 사태를 해결할 것을 계속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프타르의 무력행사를 쿠데타 시도로 보느냐는 질문에는 답변을 거부했다.
하프타르가 공격한 이슬람단체 중 하나인 '안사르 알샤리아'가 미국이 지정한 테러단체라는 점, 하프타르가 미국에서 20년 이상 망명했다는 점 등으로 미국이 하프타르를 지원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한편, 하프타르는 이날 아랍권 일간지 알와사트와의 인터뷰에서 국민이 원하면 대선에 출마할 뜻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