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검찰은 유 전 회장이 금수원을 빠져나간 것으로 보면서도 정확한 소재파악조차 하지 못하고 있어 '사면초가'에 빠졌다.
핵심 계열사 관계자들을 줄줄이 조사하고 구속하며 순조로워 보였던 검찰 수사는 유 전 회장 일가로 수사망을 좁혀가면서 다른 상황을 맞이했다.
앞서 해외에 있는 장남 대균 씨와 차남 혁기 씨, 장녀 섬나 씨, '핵심측근'인 김혜경 한국제약 대표와 김필배 전 문진미디어 대표 등 핵심인물들이 수차례 소환통보에 불응했다.
검찰은 유 전 회장에게도 소환조사를 받을 것을 통보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그러자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법원에 나와 정정당당하게 심문을 받으라"고 압박했다.
또 구인장을 발부받아 집행하지 않은 상태로 자진출석을 기다려왔다. 하지만 유 전 회장은 끝내 영장실질심사에도 나오지 않았다.
검찰은 일단 사전에 발부받은 구인장을 반환하지 않고 집행하는 방식으로 유 전 회장의 신병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검찰은 유 전 회장의 소재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여서 난관이 예상된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지난 17일 토요예배 전후로 유병언 전 회장이 최근 금수원 밖으로 빠져나가 서울의 신도 집 등에 은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검찰은 그동안 유 전 회장이 금수원에 머물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드나드는 차량들을 검문·검색하는 등 신병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 왔지만, 결과적으로 유 전 회장을 놓치고 만 것이다.
검찰은 지난 19일 유 전 회장이 금수원 인근 요양병원에 머물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급습했지만 소재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다만 이곳의 냉장고와 싱크대 등의 상태 등에 비춰볼 때 최근까지 유 전 회장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머물러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눈앞에서 핵심 당사자를 놓치고 말았다는 비판도 가능한 상황이다.
앞서 검찰은 "이번 주 내로 유 전 회장을 검거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검찰은 유 전 회장을 검거하기 위해 전국 6대 지검에 강력부와 특수부 검사 및 수사관으로 구성된 검거반을 구성해 소재파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유 전 회장이 구원파 신도들의 비호를 받으며 잠적한 상황에서, 검찰이 유 전 회장을 발견해 신병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검찰이 금수원에서의 물리적 충돌 등에 대비해 신중한 자세를 취했지만 결과적으로 유 전 회장이 금수원을 빠져나가면서 검찰 수사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