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사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KBS 신관 대회의실에서 일부 언론들만 모아 기자회견을 열고 "자리에 연연하진 않지만, 사퇴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길 사장은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폭로했던 청와대 외압과 보도 개입 논란을 전면 부정하며 "PD출신이라 보도 매커니즘을 잘 몰라 김 전 보도국장이 아이템에 대해 설명해줬다"고 해명했다.
그렇지만 길 사장의 해명에도 불구, 내부 반발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새노조) 측은 길사장의 '좌파노조' 발언에 더욱 격앙된 분위기다.
새노조 관계자는 "좌파 언론이라 사장 사퇴 운동을 벌이는 것이라고 생각하나"라고 반문하며 "앞으로 좀 더 강하게 싸워야 할 것 같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우선 KBS 새노조는 예정대로 21일부터 23일까지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구노조 역시 지난 17일부터 진행한 길사장 자택 앞 1인 시위를 이어가는 한편 21일 전국 총회를 소집한 뒤 민주광장에서 무기한 농성에 돌입한다.
지난 19일 오후 1시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간 KBS기자협회는 20일 오후 비대위회의를 통해 제작거부 기한을 논의한다. KBS는 기자협회의 제작거부로 지난 19일 1TV '뉴스9'이 20여 분간만 전파를 탔다.
길사장의 후배들인 PD들도 등을 돌렸다. 길사장은 기자회견에서 "PD출신 사장에 대한 기자 사회의 집단 반발", "기자협회의 직종 이기주의"라고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지만 KBS PD협회는 19일, 길사장을 전격 제명했다.
PD협회는 "길환영 사장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제작거부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해 대규모 방송 결방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편성본부·교양문화국·기획제작국·예능국·드라마국·라디오센터·지역국 소속 팀장 54명은 19일 오전 사내 게시판에 "세월호 참사에서 간부들의 책임이 더 깊고 크다. 모든 보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길 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올렸다.
경영직군 팀장 35명, 편성본부 팀장 15명도 보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전국 지역 보도부장(취재·편집·촬영부장) 33명이 동참했고 '뉴스9' 최영철, '뉴스광장' 박유한, '뉴스라인' 이영현 기자 등 앵커 13명도 기자들의 제작 거부 움직임에 동참하겠다고 밝히며 길사장을 압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