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미국 FTA 협상 내년 말까지 마무리"

고위 관리 합의…금융 부문 제외할 듯

유럽연합(EU)과 미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오는 2015년 말까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EU 전문매체 EU옵서버가 19일 보도했다.

이 매체는 EU와 미국의 고위 관리들이 이 같은 방안에 합의했으나 금융 부문은 협정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전했다.

카렐 데 휘흐트 EU 통상담당 집행위원과 앤터니 가드너 EU 주재 미국 대사는 지난주 브뤼셀에서 열린 경제인 모임에서 FTA를 포함한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협상의 체결 시한에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EU와 미국은 2008∼2009년 발생한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된 파생상품 거래를 규제하기 위한 공통의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나 양측의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EU 측은 금융불안 해소를 위해 파생상품 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나 미국 측은 금융 서비스 후퇴를 우려해 이에 반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일단 금융부문을 제외하고 TTIP 협상을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프랑스가 영상산업 등 문화부문을 FTA 협상에서 제외하라고 요구해 이 분야도 일단 협상에서 배제된 상태이며 추후 논의할 계획이다.

농산물 및 식품 교역, 정부 조달 등도 협상 진전에 걸림돌이 되는 분야다.

EU와 미국은 지난해 7월 대서양 양안 간 FTA 체결을 위한 1라운드 협상을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워싱턴DC와 브뤼셀을 오가며 4차례의 실무 협상을 진행했다.

EU는 평균 3년이 걸리는 FTA 협상을 1년 또는 늦어도 1년 반 안에 마무리할 수 있도록 미국과의 협상을 서둘러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양측의 이해가 엇갈리는 부분이 많아 협상 타결이 지체되고 있다.

또한 오는 22∼25일 실시되는 유럽의회 선거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지난달부터 새로운 EU 지도부가 구성되는 11월까지는 사실상 협상이 중단될 것으로 보여 타결 시한이 불가피하게 늦춰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도 올해 중간선거를 해야 해 협상 진전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임기 내 TTIP 협정 체결을 중요한 업적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지만, 의회의 견제와 요구를 받아들여야 하는 입장이다. 의회는 협정 체결보다 협정 내용이 관심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양측은 이날부터 워싱턴DC에서 5차 협상을 시작했다.

23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협상에서도 양측이 제시한 세부 사항이 논의되겠지만, 의견 대립이 첨예한 분야에 대한 타결은 아예 목표로 삼지도 않고 있다고 EU의 한 고위 관리는 밝혔다.

이 관리는 "지금은 어려운 정치적 결정을 내릴 단계가 전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U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을 합치면 전 세계 GDP의 약 47%가 된다. 양측 교역량은 세계 교역량의 3분의 1을 차지한다. EU는 미국과의 FTA가 발효되면 EU 전체 GDP가 0.5% 성장하고 일자리 40만 개가 새로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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