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우크라 접경 훈련부대에 원대복귀 지시"(종합)

크렘린궁 발표…러-우크라·서방 협상 계기될지 주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서 군사 훈련 중인 러시아 병력에 대해 원대 복귀를 지시했다고 크렘린궁이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상·하원 의장과 보안기관 수장 등이 참석한 국가안보회의를 주재한 뒤 이같이 지시했다.

◇ 푸틴 "우크라 접경 부대 원대 복귀" 지시 = 크렘린궁은 보도문에서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서남부) 로스토프주, (서부) 벨고로드주, 브랸스크주 등의 훈련장에서 실시된 정기 춘계 군사훈련 종료와 관련, 푸틴 대통령이 국방장관에게 훈련에 참가했던 부대들을 원대복귀시키고 (원대) 인근 훈련장에서 전투 준비를 계속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와 (동부 지역 분리주의 세력인) 연방제 지지자들 간의 직접적 대화를 성사시키기위한 양측 접촉을 환영한다고 밝혔다고 크렘린궁은 덧붙였다.

이밖에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정부군의 동부 분리주의 세력 진압을 위한 징벌적 작전과 폭력 행동의 즉각적 중단, 군대 철수, 평화적 문제 해결 등을 촉구한다고 크렘린궁은 강조했다.

이같은 발표가 전해지자 모스크바 증시에서는 루블화 환율이 떨어지는 등 우크라이나 사태 긴장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퍼졌다.

이날 낮 달러 대비 루블화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16.5 코페이카(루블 아래 단위) 떨어진 34.6 루블을 기록했다.

◇ 우크라 "실질적 행보 확인 필요" = 우크라이나 외무부 공보실은 그러나 크렘린궁 발표에 대해 검증이 필요하다며 유보적 입장을 표시했다. 외무부는 "러시아의 군대 철수 발표에 주목한다"면서 "러시아 측의 실질적 행보에 관한 정보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그러면서 러시아 서부 리페츠크, 보로네슈, 랴잔 등에서 21~25일 집중적으로 실시될 예정인 러시아 공군 훈련을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외무부는 이 훈련이 25일로 예정된 우크라이나 조기대선에 긴장을 조성한다고 지적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는 아직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서 러시아 병력이 철수하는 징후가 없다고 밝혔다. 나토 대변인은 "오늘 오전(현지시간)의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 위성사진 판독 결과 이 지역의 러시아군이 철수하고 있다는 어떠한 조짐도 없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의 군대 철수 지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촉발된 러시아와 서방 간 갈등을 완화하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 우크라 긴장 해소 계기되나 =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그동안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약 4만명 규모의 병력과 군사장비들을 집결시켜두고 우크라이나 침공 기회를 엿보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서방은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배치가 지난 3월 크림 병합에 이어 분리주의 움직임이 강한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까지 장악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서부 지역 군대 배치가 통상적 훈련의 일환이라고 항변하면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계획이 없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러시아가 실제로 군대를 철수시킬 경우 주민투표를 통해 분리·독립을 선언한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분리주의자들과 중앙정부 간 협상의 물꼬가 트이고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범국민대화가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제기되고 있다.

동시에 우크라이나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러시아와 서방 간 협상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이달 초 러'군대 철수 논란 = 반면 아직 러시아 측의 발표를 더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7일에도 모스크바를 방문한 디디에 부르칼테르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의장과의 회담 뒤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의 러시아군을 모두 원대 복귀시켰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나토 사무총장은 이튿날 "(러시아군) 철수와 관련한 어떤 징후도 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 국무부는 뒤이어 12일 러시아군대와 장비가 이전과 마찬가지로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그대로 주둔하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러시아는 이 사진이 지난해 8월에 촬영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