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총리 찾기 쉽지않네…오연천·정갑영·박재규 총장 물망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자 후임 국무총리 하마평이 무성하다.

청와대는 정홍원 총리 사퇴 발표 이후 후임 총리를 물색했으나 상당수 후보들이 고사하거나 정치적 이유 등으로 적임자를 찾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이후 첫 번째 후속 조치로 국무총리를 지명해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발표 시기는 이달 안에, 늦어도 6.4 지방선거 이전이다.

국민의 감동을 줄 만한 참신한 인물을 총리로 인선해 개각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지방선거의 분위기를 일신한다는 방침이다.

오연천 서울대 총장
여권이 정홍원 총리 후임 물망으로 올려놓은 인사로는 정치권의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과 이인제 의원, 최병렬 전 의원 등이, 학계에서는 오연천 서울대 총장, 정갑영 연세대 총장, 박재규 경남대 총장, 김병준 국민대 교수(전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법조계에는 김승규, 김성호 전 국정원장,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 등이, 관계에서는 박봉흠 전 장관과 전윤철 전 감사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와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이 밖에도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들도 총리 후보군에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세월호 참사에 따른 민심을 다독이고 국가 개조에 맞먹는 총체적인 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소신과 추진력이 강하고 정치력까지 갖춘 인물에 방점이 찍힌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하는 한 관계자는 “시국이 너무 준엄해 이번에는 법조인과 관료 출신은 배제되어야 하지 않느냐”며 “정치인과 학계 인사 중에서 총리를 발탁하는 게 맞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여권의 한 핵심 관계자도 "박근혜 정부 들어 군과 검판사, 관료 출신들이 너무 많아 오해를 받았고, 국정운영이 원활하지 못한 면이 있다“면서 ”이번에는 법조인과 관료 출신이 아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은 지난 2012년 새누리당 선거 책임자를 맡을 당시 “박근혜 후보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어떤 임명직 자리에도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며 이를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의원의 한 측근은 “박 대통령이 김무성 의원을 총리로 인선하지 않을 것이며 김 의원도 총리직에 욕심을 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인제 의원은 본인의 의사를 표명하지는 않고 있으나 40대 초반에 노동부 장관과 선출직 경기도지사직을 역임할 당시부터 추진력과 소신은 강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 탈당 이력이 흠이다.

최병렬 전 의원은 지난 1994년 10월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성수대교 붕괴사고를 수습하라는 특명을 받고 서울시장에 차출돼 서울의 안전을 점검하고, 노태우 정권 시절 노동부 장관, 한나라당 당 대표 등 맡은 자리마다 일정 부분 역량을 발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언론인 출신으로 대형 사건 사고가 발생하면 어떻게 수습하고 처리해야 하는지를 누구보다 잘 알고 독하게 밀어붙이는 인물로 ‘최틀러’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문제는 올해 77살의 고령에 최근에는 건강이 별로 좋지 않다. 그는 새누리당 박근혜 옹립파인 원로 그룹 7인회의 한 멤버이기도 하다.

최 전 의원 측의 한 인사는 "청와대로부터 총리직 제안이 오더라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갑영 연세대 총장(사진=정갑영 연세대 총장 홈페이지)
학계 출신인 오연천 서울대 총장과 정갑영 연세대 총장, 박재규 경남대 총장은 나름대로 참신성을 갖췄다고 한다.

오연천 총장은 충남 공주가, 정갑영 총장은 전북 김제, 박재규 총장은 경남 마산이 고향이며 조직 장악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규 경남대 총장
박재규 총장은 69세로 또 부산.경남(PK)이냐는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만 김대중 정부 시절 통일부 장관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적극 추진한 당사자이자 국정원과 군의 간섭에도 불구하고 남북대화의 주도권을 행사하는 등 강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청와대는 현재 위에 거론된 인물 외에도 대통합과 참신성, 추진력, 조직 장악력을 갖춘 인물을 찾고 있다.

따라서 의외의 인물이 정홍원 총리 후임으로 발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새누리당은 경력과 지역적으로 참신한 이미지와 추진력에 우선 순위를 둔다.

그렇지만 그러한 의도에 딱 어울리는, 이른바 모든 것을 갖춘 후보를 물색하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라고 한다.

여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마땅한 총리감을 찾기 위해 노력을 한 것은 사실이나 총리라는 말을 꺼내지도 못하게 하거나 검증을 해보겠다고 하면 거부하는 인사들이 있었다”면서 “현재 마땅한 인물을 모시기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라는 미증유의 후유증 극복과, 권한은 없고 책임만 있는 ‘얼굴마담용’ 총리를 맡지 않겠다는 인사들도 있다고 한다.

특히 과거 경력을 샅샅이 뒤지는 국회 인사청문회에 서는 것을 두려워하거나 꺼리는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몇 명 있다.

그래서 청문회를 무난히 통과할 수 있는 야권 성향이거나 야권이 인정할 만한 인물을 발탁하자는 의견이 있다.

한 여권 인사는 “국민에게 아! 저런 분이 있었구나라는 인상을 주지 못하면 지방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자칫 총리 인선이 선거에 호재로 작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총리 인선이 이번 지방선거의 ‘얼굴용’임을 굳이 부인하지 않는다.

참신하고 국민에게 소구력이 있는 인물을 내세워 박근혜 정권이 달라졌음을 내보이자는 의도를 갖고 있다.

총리 인선이 늦어지고 있는 한 이유이기도 하다.

완벽한 총리감 찾기가 백사장에서 보물찾기만큼이나 어려운 것은 고려해야 할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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