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vs. 박원순 관훈토론 '공방전'…사사건건 다른 생각

정 "나경원 1억원 피부과 사과해야"…박 "내가 한말 아니다"

19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시장 여·야 후보 관훈토론회에서 정몽준 새누리당 서울시장 후보(왼쪽)와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서울시장 후보가 악수를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서울시장선거에 나선 정몽준 새누리당 후보와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관훈토론회에서 각종 정책이나 이슈에서 사사건건 이견을 보이면서 공방전을 벌였다. 토론회에서는 지난 서울시장선거의 핵심이슈였던 나경원 전 후보의 1억원 피부과 논란과 박원순 후보의 이념성향까지 상대방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한치 양보없는 신경전이 벌어졌다.

두 후보는 용산개발부터 이견을 표출했다. 정몽준 후보는 "용산 개발은 단군이래 최대 사업으로 우여곡절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요한 것은 이 사업이 좋은사업이냐 나쁜사업이냐, 투자가치가 있느냐 판단하는 것"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투자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박 시장 취임 이후 본인이 투자가치를 훼손한건 아닌지, 추진하는 분들,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박 후보를 비판했다.

이에대해 박 후보는 "이 문제를 성급하게 접근하는 것은 한번 겪은 상처를 다시 끄집어 내는 것"이라며 "사업을 성공시키기 위해 서울시도 온갖 노력을 다했으나 6개월 전에 파산결과가 나온 일"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용산 개발은 기존 잘못을 반성한 후 전문가 의견을 들어야 한다"며 "맞춤형 개발이 필요하고 지속적으로 주민 의견을 듣고 있어서 추후 가이드라인을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 그룹의 초고층 사업 계획을 서울시가 무산시킨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박 후보는 "사업계획을 허가한 적이 없다"며 "개발은 시민들의 생활환경 등 여러 가지 검토할 것이 많다"고 밝혔다.

이에 정 후보는 "당시 도시개발 담당자와 논의와 절차에 대해 얘기해봐야겠다"며 "전임시장 약속이 있었는데 도로아미타불 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의견을 밝혔다. 그는 "유휴부지 30개에 투자신청서를 제출했는데 서울시는 3개만 승낙했다"며 서울시의 소극적인 대응을 비판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세월호 참사를 근거로 들며 "세월호는 빨리빨리, 대충대충의 결과물이다. 깐깐한 정책과 절차가 꼭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복지 우선순위에 대한 논쟁도 뜨거웠다.

정몽준 후보는 서울시립대 반값 등록금을 예로 들면서 학교 노후시설 개보수 등 우선순위가 따로 있는데 잘못한 사례라고 공격했다. 이에 박 후보는 "교육은 교육청이 관할하고 서울시는 법적 의무가 없는 조례를 담당한다"고 밝히며 "서울시 예산이 준 것은 전년도 노후 전동차 교체에 따른 통계오류"라고 방어했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무상급식은 유지할 것임을 천명했다.

지하철 공기 질을 둘러싸고도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정 후보는 지하철 공기 질의 심각성을 얘기하며 "박 후보는 말로는 함께하자 해놓고 실제 아무 연락이 없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어 "만일 공무원들에게 지시가 있었다면 불법 관권선거"라고 주장했다.

이에 박 후보는 "지하철 공기 질은 법규에 따라 관리하고 문제가 없다"며 "이미 온라인에 공개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또 박 후보는 "내가 지시했다고 하는데 근거 있느냐?"며 정 후보를 압박했다.

정몽준 후보는 박 후보의 이념성향을 문제삼고 나왔다. 박원순 후보는 정 후보의 발언을 '철 지난 색깔론'이라고 일축했으나 정 후보가 "제주도 해군기지를 미국의 해외 침입 기지라고 표현한 문서에 사인한 것을 보면 이에 동의한 것이 아니냐?"고 공격했다. 박 후보는 불쾌감을 드러냈다. 박 후보는 "상대방의 삶과 방향에 대한 이해는 필요하다"며 답한 뒤 "자신도 정 후보의 잘못을 알고 있는데 말하지 않을 뿐"이라고 맞불을 놨다.

협동조합 사업에 대해서는 두 후보간의 견해가 완전히 나뉘었다. 정 후보는 "3년간 박 후보가 마을공동체 사업으로 2,500억원을 썼다"며 "제가 시장되면 이런 것은 안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협동 조합을 막는다면 시대의 흐름과 반대로 가는 것"이라며 "영국과 프랑스는 사회적경제가 전체 경제에서 주를 이룬다"고 강조했다.

토론회 막판은 네거티브 논쟁이 벌어졌다. 정 후보는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는 박 후보에게 "설득력을 가지려면 나경원 후보의 '1억원 피부과'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물고 늘어졌다. 박 후보는 "나나 내 캠프가 한 것이 아니라 당시 시사지에서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 후보는 "안했다고 하는데 박 후보의 공식대변인은 그런 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정몽준 후보의 독자핵무장론 주장은 장외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몽준 후보는 "북한이 (핵무기를) 10개 만들었다면 우리는 100개를 갖다 놓겠다고 해야지 그 사람들이 중단하지 않겠냐"는 발언을 했는데, 박 후보측은 토론회 뒤 보도자료를 내 "시의적절하지 않은 몽상적 독자핵무장론을 즉시 철회하고 서울시민의 행복과 안전을 위한 공약과 정책 마련에 집중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날 토론회는 관훈클럽 주관으로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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