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이번 담화로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세가 멈출 것이라고 진단했다.
19일 이뤄진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에 대해 여당인 새누리당은 환영하는 반면,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대통령의) 사과는 있었지만 진단이 미흡하고 처방이 적절하지 않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시민 최모(53·회사원) 씨는 "박 대통령이 담화 마지막에 눈물을 보이며 국민 감정을 자극하는 것은 언론의 관심 대상이 될 수도 있지만 국가 업그레이드를 기대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해경과 안행부 해체도 바람직 하나 그게 가능하겠는가라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정모(22·학생) 씨 "누가 썼는지 모르겠지만 연설문을 잘 쓴 것 같다"면서 "대통령이, 정부가 뭔가를 한다고 해도 믿기 어려운 만큼 실행 파일이 중요하겠죠"라고 말했다.
한모(여·27·금융기관 직원) 씨는 "박 대통령이 내 책임임을 강조하고 눈물도 보이고, 해경 해체 등 대책을 내놓은 것을 보니 뭔가 달라지겠구나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렇지만 어딘지 모르게 선거를 앞두고 '쇼'를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김모(40·은행 직원) 씨는 "어려운 때이니 만큼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줘야 하는 것 아니겠어요. 사과는 좀 잘 한 것 같은데요. 제대로 해야겠죠"라고 말했다.
김모(57) 변호사는 "사과하고 눈물도 보이고, 해경 해체를 비롯한 대책을 내놓은 것은 괜찮은 것 같다"면서 "공무원들을 다 적으로 모는 것은 공직사회를 움직이기 어려울 것이며 언론에서 지적한 문제점을 나열하는 '수첩공주' 형태를 버리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모(여·49) 씨는 "대통령이 의로운 일을 하며 하늘나라로 간 사람들의 이름을 부르며 눈물을 흘리는 것을 보면서 나도 따라 울었다"면서 "그런데 내책임이라는 사과가 너무 늦었으며 이제는 제대로 하는지 지켜보겠다"고 강조했다.
주부 임모(52) 씨는 "의롭게 세상을 떠난 희생자 이름을 부르며 우는 모습을 보니 나도 울컥했다"면서 "늦었지만 대체로 괜찮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성모(65) 씨는 "진즉 사과를 했으면 좀 나았을 텐데 아쉽다"며 "박 대통령은 그래도 진정성이 있는 분이니까 잘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런 긍정적, 양론적 평가와는 달리 조모(50·의사) 씨는 "33일간 준비한 게 이 정도라면 세월호 참사의 역사적 의미를 제대로 보지 않고 단순한 사과 정도로만 바라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고, 역사적 방향성을 이해를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눈물만 있고, 인적쇄신은 없는 것 같다"며 "국민에게 호소는 좋지만 대통령의 책임이 어디서부터 시작해 어디까지 인지를 정확히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이 모 전 청와대 수석은 "사고 초기에 워낙 우왕좌왕하고 사과를 실기한 데 대한 국민의 각인이 깊어 한 번에 털어내기는 불가능할 것”이라면서도 “사과 자체와 진정성은 설득력이 있을 것"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가 국민 여론, 특히 추락하는 국정운영 지지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전문가들 사이에선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전반적으로 진정성 있는 사과로 받아들여지는 듯한 데 시기가 좀 늦어 앵그리맘 등이 포함된 화난 젊은 층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도 "대통령의 오늘 담화로 지지율이 반등할 수도 있는데 상승폭과 기간은 지켜봐야 한다"고 내다봤다.
김갑수 한사련 대표는 "이번 담화가 지지율 급락에 따른 고육지책이었던 만큼 일정 부분 고정 지지층과 중도층 일부에겐 '방어'의 명분을 줄 것이다. 따라서 더 이상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수면 위로 떠오른 KBS 보도와 인사 개입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점 등이 아쉬워 지지율 반등으로까지는 이어지기 어렵다"고 말했다.
새누리당의 한 당직자는 "오늘 발표한 개혁정책들이 어떻게 이행되는지가 중요하다"면서 "앵그리맘들의 정서가 조금이라도 누그러진다면 지지율 하락세는 주춤하고 서서히 치고 올라갈 것"이라고 예견했다.
박형준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대통령의 오늘 담화도 대통령의 주특기인 개인기를 한껏 보여주고 진정성과 소구력을 내세운 만큼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며 중간층 국민에게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전 수석은 "그렇지만 국민의 분이 생각보다 깊기 때문에 한 번의 담화를 통해 얼마나 되돌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