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비영리기구 '자연자원방어위원회'(NRDC)는 엑스박스 원의 연간 소모 전력량이 289 킬로와트시(kWh)라는 실험 결과를 18일(현지시간) 공개했다.
이는 이 제품의 음성인식 기능을 유지한 상태로 TV에 연결해 미디어 센터로 쓸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또 PS4의 연간 소모 전력량은 181kWh, 닌텐도 위 유는 37kWh였다.
작년 11월 21일부터 적용된 한국전력의 '주택용 전력(저압)' 전기요금표에 따르면 누진제 최고 구간 전력요금이 kWh당 709.5원이었으므로, 엑스박스 원으로 생기는 연간 전력요금 추가분이 20만5천원에 이를 수 있다.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고해상도(HD) 영화를 스트리밍으로 볼 경우 엑스박스 원의 추가 소모 전력은 소니 PS4(89와트)보다 다소 낮았으나, 애플TV는 추가 소모 전력이 단 2와트에 불과했으며 구글 크롬캐스트, 아마존 파이어TV 등도 2∼3와트 수준이었다.
문제는 MS가 엑스박스 원의 최대 강점으로 '올인원 엔터테인먼트'를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엑스박스 원의 장점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TV와 엑스박스 원이 항상 함께 작동하도록 설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소모 전력 문제가 PS4나 닌텐도 위 유보다 훨씬 심각한 것은 이 때문이다.
연구진은 하루에 TV가 5시간 켜져 있다고 보고 소모 전력량을 산출했다.
게다가 엑스박스 원의 장점을 포기하고 TV모드를 해제한 상태로 사용할 경우조차 연간 소모 전력량이 210kWh로 여전히 경쟁 제품들보다 훨씬 높았다.
이는 엑스박스 원의 대기시 소비 전력이 워낙 크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NRDC의 하이테크 부문 에너지 효율 담당자인 피에르 델포르쥬는 "엑스박스 원의 연간 에너지 소모량 중 44%는 대기 상태에서 소모된다"며 "대기 전력이 15와트를 초과하는데, 이는 집에 아무도 없을 때나 모두가 잠든 한밤중에도 많은 전력이 계속 소모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TV에 엑스박스를 연결해서 사용할 경우 자그마치 72와트를 추가로 소모한다고 지적하면서 "72와트짜리 리모컨을 쓰는 셈인데, 건전지를 쓰는 전통적 리모컨은 소비전력이 1와트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PS4는 사용하지 않고 대기 상태일 때도 직렬범용버스(USB) 포트에 필요를 초과하는 전원이 공급돼 에너지 낭비 요인이 큰 것으로 지적됐으나 엑스박스 원보다는 훨씬 덜했다.
주요 게임기 업체 중 최근 신제품을 내면서 소모 전력량을 줄인 곳은 닌텐도가 유일했다.
NRDC 계산에 따르면 닌텐도 위의 소모 전력량은 40kWh였으나 후속작인 위 유는 37kWh로 소폭 줄었다.
소니의 경우 PS3(64kWh)에서 PS4(181kWh)로 오면서 에너지 소모량이 거의 3배로 늘었다.
MS 엑스박스 원의 전작인 엑스박스 360는 에너지 소모량 추정치가 70kWh로 새 모델인 엑스박스 원보다 훨씬 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