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연립여당, 내일부터 집단자위권 본격 조율

기존 헌법해석으로 가능한 부분부터…헌법해석 변경에 응할지 미지수

일본 연립여당은 20일부터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15일 공식화한 집단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해석 변경을 위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집권 자민당은 연립 여당인 공명당과의 협의에서 유엔 평화유지활동(PKO)에 참여하는 자위대의 무기 사용 기준 완화를 우선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케이(産經)신문은 일본 정부가 PKO에 참여 중인 자위대가 타국 부대나 민간인 등이 무장집단으로부터 공격당할 때 현장으로 달려가 경호하는 것을 허용하도록 PKO 참가 5원칙을 수정할 것이라고 19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임수 수행을 위한 무기 사용'을 인정하도록 5원칙에 관한 기준의 수정을 추진한다.

현재의 5원칙은 정전합의 성립, PKO 실시 및 일본의 참가에 대한 분쟁 당사국의 동의, 중립 준수, 무기 사용은 생명 등 보호를 위해 필요 최소한으로 한정, 기본 방침이 맞지 않으면 철수 등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공명당의 입장을 고려해 5원칙의 문구를 대폭 바꾸는 대신 무기 사용 요건에 포함된 '필요 최소한'의 해석을 변경, PKO 협력법에 임무 수행을 위한 무기 사용이 가능하다는 내용을 반영할 계획이라고 산케이는 전했다.

또 PKO 협력법이 규정한 자위대의 임무에 현장으로 달려가서 경호하는 것을 추가할 예정이다.

자민당이 PKO의 무기 사용을 먼저 논의하려는 것은 공명당이 일정한 견제 장치를 전체로 이에 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로 이노우에 요시히사(井上義久) 공명당 간사장은 18일 NHK에 출연해 PKO에 참여하는 자위대가 현장에 달려가 무기를 사용해 경호하는 것에 관해 "민간인을 보호하는 것은 당연하다. 무기사용의 범위 등을 현실적인 필요에 따라 의논해 법 정비를 확실히 하고 싶다"고 언급했다.

무력 공격이 이르기 전 단계의 도발인 회색지대(그레이존) 사태에 대한 대응도 우선 논의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센카쿠(尖閣·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열도를 비롯한 외딴 섬을 무장집단이 점거하는 경우 경찰력만으로 대처하기 어려우므로 자위대가 출동해 대응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회색지대 사태에 관한 일본 정부의 구상이다.

PKO에서의 출동 경호나 그레이존 사태 대응은 공명당이 헌법 해석을 변경하지 않고도 관련 법 개정만으로 가능하다고 여기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자위대의 무기 사용이 '무력행사' 수준에 이르지 않아야 하고 무장세력이나 공격 상대방이 국가나 이에 맞먹는 규모가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 공명당의 시각이다.

대대적인 무기 사용이나 국가에 버금가는 조직을 상대로 한 무력행사는 전쟁과 분쟁 해결 수단으로서의 무력행사를 금지한 헌법 9조에 어긋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은 그간 자위권 확대보다 경찰권 활용을 강조해 온 공명당이 개별 자위권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이런 부분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것이지만 헌법해석 변경 자체에 응할지를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자민당은 PKO에서의 출동 경호와 회색지대 대응에서 논의를 시작해 집단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해석까지 합의를 끌어낸다는 방침을 가지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양측의 공방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가 헌법해석 변경에 관한 의사를 표명한 후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정부 구상에 대한 반대 의견이 많은 것도 논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마이니치(每日)신문이 17∼18일 벌인 여론조사에서 집단자위권 행사에 응답자의 54%가 반대하고 39%가 찬성했다. 집단자위권 행사를 위한 헌법해석 변경에는 56%가 반대하고 37%가 동의했다.

교도통신이 같은 시기에 벌인 조사에서도 헌법해석을 변경해 집단자위권을 용인하는 구상에 51.3%가 반대하고 34.5%가 찬성하는 등 반대가 우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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