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니아·세르비아, 120년만에 최악 홍수(종합)

수만명 대피…세르비아 수력발전소 '위기'

발칸 반도 중부의 보스니아와 세르비아에 집중 호우로 120년 만에 최악의 홍수와 산사태가 나는 바람에 수십 명이 사망하고, 수만 명이 대피했다.

보스니아에서는 최근 며칠 동안 석 달치 내릴 분량의 비가 한꺼번에 쏟아져 보스나 강이 범람하고, 사바 강의 수위가 계속 높아져 제니차 등지의 마을 여러 곳이 16일(현지시간)부터 물에 잠겼다.

사바 강 유역의 사마치 시는 18일 범람할 것이라고 예보돼 주민 수천 명이 대피했다.


보스나 강 유역의 비소코, 카카니, 제니차 등지는 강물이 들어차 상당수 단층 가옥이 물에 잠겼고, 일부 지역에서는 산사태가 나 무너진 집도 많이 생겼다.

제니차 지역에서 9명, 체르스카에서 3명 등 모두 십여 명이 산사태 등으로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정확한 인명과 재산 피해는 아직 나오지 않아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수천 명의 군인과 경찰, 자원봉사자 등이 보트를 타고 인명을 구조하면서 마실 물과 먹을거리를 공급하고 있다고 발칸뉴스 전문 '발칸 인사이트'가 보도했다.

피해가 덜한 사라예보 시민은 인근 제니차로 달려가 인명 구조와 자원 봉사 활동을 펴고 있다.

보스니아를 횡단해 세르비아에 이른 사바 강은 17일 베오그라드 근처 오브레노바치에서 범람, 1만여명의 주민이 대피했고 니콜라 테슬라 수력 발전소가 위험에 처했다고 탄유그 통신이 보도했다.

테슬라 발전소는 일단 전원을 모두 끄고 상황을 살피고 있으며, 재해 복구 팀이 상류에 무너진 둑을 보강하는 작업을 펴고 있다.

알렉산다르 부시치 총리는 18일 상황이 다소 나아졌으나 위험이 완전히 가시지 않은 만큼 사바 강 유역 주민은 앞으로 이틀간은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사바 강은 최고 기록보다 1m 상승한 상태로 앞으로 20㎝ 더 높은 6.8m에 이르면 대처할 수단이 없다고 세르비아 방재 당국은 우려한다고 탄유그 통신이 보도했다.

세르비아 정부는 이미 16일 전국에 비상사태를 선포, 구조 구난 활동을 벌이면서 유럽연합(EU)과 이웃 국가에 지원을 요청했다.

부시치 총리는 또 1만2천여명에 이르는 자원 봉사자들을 비롯해 구조대와 중장비 등을 보내준 러시아와 독일, 슬로베니아, 불가리아 등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세르비아 출신의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인 노박 조코비치는 트위터에 "어마어마한 재난을 겪는 세르비아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지원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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