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오전 6시부터 '김기춘 실장, 갈 데까지 가보자'라는 문구가 붙어 있는 금수원 입구 철문 안쪽에는 구원파 신도들이 바닥에 앉아 정부를 성토하는 한편 간증을 통해 "유 전 회장을 지켜내자"며 결의를 다졌다.
젊고 건강한 체구의 구원파 남자 신도 20여 명은 금수원 입구를 통제하며 만일의 사태를 대비했고, 승합차를 이용해 10여 명씩 몰려드는 신도들을 신속하게 안으로 들여보냈다.
유 전 회장의 자택과 사진 작업실 등이 마련된 금수원은 꾸준히 유 씨 일가의 은신처로 지목받아 왔다.
금수원 안에는 구원파 신도 1,000여 명이 모여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도 구원파 신도들은 등산복 차림에 배낭을 메거나 쇼핑백을 들고 금수원으로 들어갔다.
장기전을 대비한 듯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들어가는 구원파 신도들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오후 1시13분쯤에는 기름을 실은 트럭 한 대가 금수원으로 들어갔다.
트럭이 들어가는 사이 잠시 금수원 내부가 외부에 공개됐다.
정문 바로 뒤쪽에는 백발의 할머니나 중년 여성이 주로 자리를 잡고 있었다.
검찰의 강제 구인에 대비해 여성과 노인을 전면에 배치한 듯 보였다.
오후 6시쯤에는 신도 300~400명이 '종교탄압 OUT 인권탄압 OUT', '정부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라'는 내용의 피켓을 들고 정부를 성토했다.
구원파의 한 신도는 "우리가 살인자로 몰렸는데 집회라도 해서 억울함을 풀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복음을 위해 싸우다 죽으면 그리스도인으로서 영광이니 순교할 마음으로성전에 나서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신도는 "김기춘 실장을 절대 그대로 두지 않겠다"며 "오대양 사건을 교회(기독교복음침례회)와 결부시켜 우리의 믿음을 모독했고, 이제는 유 전 회장을 세월호의 제물로 삼으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 전 회장이 있는지 실제로 금수원에 머물고 있는지 여부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다만 구원파 측이 이날 오후 10시쯤 금수원에 입장해 취재할 언론매체를 선정하고 17일 정오쯤 내부로 입장시킬 계획이어서 유 전 회장의 은신 여부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한편, 검찰은 유 전 회장이 금수원에 은신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강제 진입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