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양상문 감독은 한 마디로 "교체는 없습니다"고 잘랐다. 이어 "한 시즌을 그대로 갈 것이고, 혹시라도 바뀌게 되면 반드시 미리 알려드리겠다"고 강조했다.
리오단은 지난해까지 에이스로 활약한 리즈의 공백을 메울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올해 1승5패 평균자책점(ERA) 5.15에 머물고 있다. 양 감독은 "대신 발견된 리오단의 약점을 고치는 방향으로 가겠다"면서 "오는 17일 2군 경기에 등판하는데 지켜보겠다"고 했다.
지난 13일 취임한 양 감독의 성향과 운용 방침을 알려주는 단적인 예다. 선수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로 믿음을 주겠다는 것이다. 김기태 감독의 사퇴로 자칫 흔들릴 수 있는 선수단에 급작스러운 개혁보다 신뢰 관계를 쌓으며 안정을 가져오겠다는 뜻이다.
▲양상문표 신뢰로 선수들 마음 안정 꾀해
올 시즌 다소 부진한 이병규(9번)에 대해서도 양 감독은 "지난주 4경기 정도 빠졌는데 그러면 타격감을 찾기 어렵다"면서 "워낙 경험이 많은 선수라 자기 페이스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타격왕(.348)인 이병규는 올해는 타율이 2할4푼6리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이날 유격수에 오지환을 빼고 박경수를 출전시킨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양 감독은 "가끔씩 경기를 벤치에서 지켜보면 자신의 단점과 경기 흐름이 읽힐 수 있다. 오지환도 그런 차원"이라면서 "박경수도 너무 출전을 하지 않으면 마음이 불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양 감독은 지난 2004, 2005년 롯데 사령탑 시절부터 선수들 사이에 신망이 높았다. 당시 지도했던 이대호(소프트뱅크)와 강민호 등은 매년 스승의 날 양 감독에게 안부를 묻을 정도다. 이들과 장원준 등 양 감독이 가능성을 믿고 중용한 선수들은 현재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들로 자라났다.
간판이 아닌 선수들에게도 똑같이 마음을 쓴다. 양 감독은 "선수들에게 말을 많이 하지는 않지만 일깨워 주는 한 마디를 전하는 편"이라면서 "대부분 주로 출전을 많이 하지 못하는 선수들에게 한다"고 말했다. 희망을 갖고 준비하라는 주제다. 양 감독이 9년 만에 사령탑 복귀 첫 승을 올린 13일 경기 뒤 눈물을 보인 롯데 선수가 있었던 이유다.
▲LG 선수들 "감독님에 대한 믿음 생긴다"
LG 주장 이진영은 15일 경기 전 "사실 그동안 선수들도 마음고생이 적잖았다"고 털어놨다. 이어 "하지만 양 감독님 부임 뒤 차츰 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14일 경기가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진영은 "(양 감독 부임 첫 경기인) 13일 경기보다 14일 경기가 정말 중요했다"면서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 자신감이 붙었다"고 말했다. 당시 LG는 호투하던 선발 임정우가 3회 타구에 팔꿈치를 맞고 교체되는 악재가 발생했지만 2-1 승리를 거뒀다.
일단 LG는 15일 경기에서는 선발 류제국이 무너지며 4-9로 졌다. 그러나 이전까지 2연승으로 위닝시리즈를 일구며 분위기 반전의 계기는 마련했다. 경기 후 양 감독은 "졌지만 마지막까지 점수를 내는 모습이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양 감독은 "현재 나와 선수들 사이에, 또 선수들끼리 믿음이 쌓여가는 과정"이라고 했다. 이진영 역시 "감독님에 대한 신뢰가 자라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와 3연전을 마친 LG는 이번 주말 3연전은 휴식을 취한다. 양 감독과 선수들이 훈련을 통해 교감할 수 있는 기회다.
과연 LG가 시즌 초반의 악재를 털고 정규리그 2위로 포스트시즌에 나선 지난해 영광을 이을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