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샌디에이고 카운티에는 지난 13일부터 9곳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지금까지 서울 강남구 면적과 맞먹는 40.5㎢의 임야가 불에 탔다.
고온건조한 날씨에 강한 바람이 불면서 산불은 주택가까지 접근해 12만5천가구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샌디에이고 카운티를 재난지역으로 지정했다.
주 정부가 재난 지역으로 지정하면 주 소방방재청의 장비와 인력, 재정 지원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산마르코 지역에서 일어난 산불은 주택가를 위협해 2만1천명이 긴급 대피했다.
샌디에이고 카운티 행정을 맡은 다이앤 제이컵 행정집정관은 당국의 대피령에 따르라고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먼저 목숨을 지켜야 한다. 재산을 지키는 건 그다음"이라며 신속한 대피를 주문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놀이공원 레고랜드가 있는 칼스배드도 산불로 큰 피해를 봤다.
아파트 1개 동과 주택 8채, 사무용 빌딩 2동이 불에 탔다고 매트 홀 칼스배드 시장은 밝혔다.
레고랜드도 일시 폐쇄됐고 일부 지역은 정전 사태를 겪었다.
소방 당국은 군용 헬리콥터 22대를 지원받는 등 항공 작전을 펼치며 불길을 잡느라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고온건조한 날씨와 강풍으로 애를 먹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소방방재청 대변인 대니얼 벌랜트는 "샌디에이고뿐 아니라 캘리포니아주 전역이 산불 발생 위험이 아주 높은 상태"라고 말했다.
소방 당국은 주말에 기온이 다소 내려가면 산불 진화가 더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산불은 이맘때쯤 남부 캘리포니아에서는 드문 일이 아니다.
고온건조한 날씨에 강한 바람이 불면서 바싹 마른 임야에서 자연 발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지역에는 지난 13일부터 연일 38℃를 넘나드는 고온에 습도는 4%도 채 되지 않는 건조한 날씨가 내내 이어지고 있고 뜨거운 사막 바람까지 불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일부 방화 용의점에 대해서도 수사를 벌이고 있다.
빌 고어 샌디에이고 카운티 경찰청장은 "아직 뚜렷한 단서는 없지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