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에 잠긴 터키 탄광촌 소마

어린 학생들도 검은 옷에 희생자 사진 달고 애도

터키 최악의 탄광 사고로 아버지와 아들, 형제를 잃은 마니사주(州)의 탄광촌 소마군(郡)은 온통 슬픔에 잠겼다.

전체 인구가 10만 남짓한 소마군 주민들은 사고 발생 사흘째인 15일(현지시간) 오전 일터로 나가는 대신 동네 찻집 등에 모여 희생자 유족을 위로하고 매몰자들의 안위를 걱정했다.

사고가 난 탄광에서 30분 거리인 소마군에서는 주민 1만5천여명이 석탄을 캐 생계를 잇고 있다.

군내 중고등학교가 이틀째 교문을 닫은 가운데 학생들은 희생자들의 시신이 옮겨진 마니사 소마 국립병원으로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철부지 10대들이지만 자발적으로 검은 옷을 입고 나와 명함 크기로 복사한 희생자 사진을 가슴에 달고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병원에서 적신월사 직원들을 돕고 있던 중학생 메흐메트군은 "친구들과 검은 옷을 입고 병원으로 모이자고 약속했다"며 "작은 도움이라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소마군 인근의 작은 마을인 크르카츠도 울음 소리가 가득했다. 이 마을의 130가구 가운데 115가구가 탄광에서 일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터키 일간지 휴리예트는 사고가 난 탄광에서 80㎞ 떨어진 마을인 코셀레르도 가장들이 대부분 광부라고 보도했다. 땅이 척박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이 마을의 광부들은 4시간 걸리는 출근길에 나섰으나 사흘째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한 광부는 휴리예트와의 인터뷰에서 "(소마의) 많은 사람이 광산에서 일하고 있고 나도 5년 동안 하루 55리라(약 2만8천원)를 받고 일했다"며 "탄광에 아무런 예방조치가 없었고 오로지 채굴뿐이었다"고 말했다.

은퇴한 광부 마흐무트 아큰씨는 "내가 일할 때는 광산이 국영이라 하도급업체가 없었다"며 "죽은 이들이 대부분 25~35살 청년으로 이것은 대량 학살"이라면서 분노를 표시했다.

한편 희생자가 300명에 육박하면서 관이 모두 동나자 마니사주 전역의 이슬람사원 등지에 있던 관이 화물차에 실려 소마군으로 옮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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