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구난대응만 제대로 했어도 살릴 수 있었던 아이들을 한명도 구조하지 못했고 아직도 20여 명의 실종자는 찾지 못한 상태다. 초기 구조부터 이후 수색활동까지 정부 대응의 난맥상과 국가위기관리 능력의 총체적 부실이 드러났다.
박근혜 대통령은 조만간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국민 담화를 통해 다시 한번 사과를 하고 재발방지대책을 발표할 것이라고 한다. 국가재난안전체계에 대한 대대적 수술과 관료사회의 개혁 등의 대책이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담화 이후에는 청와대의 개편과 대규모 개각 등 대대적인 인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세월호 사고 대처과정에서 국가와 정부의 존재이유에 대해 회의를 가질 정도로 국민들이 입은 상처와 분노가 깊은 만큼 불가피한 수순일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의 담화와 재발방지대책, 개각과 청와대의 개편 등이 형식적인 수준에서 이뤄져서는 안된다.
세월호 사고 이전과 이후의 대한민국이 달라졌음을 국민들이 느낄 수 있는 수준에서 이뤄져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박 대통령은 조만간 단행될 인사를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되찾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대통령의 인사 방식과 스타일부터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청와대를 전면 개편하고 조각에 이를 정도의 전면적인 개각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사람을 등용하느냐의 문제다.
사실 지금까지 박 대통령의 인사는 불통 인사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법조와 군출신, 관료출신 공직자들이 주축을 이루면서 개혁이나 역동성과는 거리가 먼 정부라는 평가를 받았다. 법 해석에만 집착하는 법조인과 상명하복(上命下服)이 몸에 밴 군 출신, 안정만 추구하는 관료출신들이 대통령 주변을 에워싸면서 청와대 비서진에는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소신있는 참모가 없고 내각은 대통령의 의중만 살피는 대통령바라기 내각, 받아쓰기 내각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대통령이 하나부터 열까지 꼼꼼히 챙기는 만기친람형 체제가 됐고 책임총리 책임장관제는 자리를 잡을수도 없었다. 이념적으로는 보수를 넘어 지나치게 수구적이어서 국민통합과는 거리가 먼 인사들도 적지 않았다. 대통령 선거 때는 국민 대통합과 대탕평을 약속했지만 이후 인사에서는 통합도 탕평도 찾아볼 수 없었다.
새로운 내각과 청와대 비서진 인사는 이같은 평가에서 벗어나야 한다.
세월호로 상처받은 국민들을 위로하고 나라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통합적이고 개혁적인 인사를 전면에 내세워야 한다.
필요하면 야권인사도 과감히 영입하는 발상의 전환도 필요하다. 국가개조를 말하기에 앞서 청와대와 정부부터 혁신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박 대통령의 인사부터 달라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