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진출 한국업체들 반중시위 피해 '상당'

"80여 개사 피해 추정'…일부 업체 조업 불능"

최근 중국의 분쟁도서 원유 시추로 촉발된 베트남 근로자들의 반중 시위 와중에서 한국업체들의 피해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근로자 시위 와중에서 피해를 본 한국업체 수가 80여 개사로 추산되고 개별업체들의 피해 규모도 애초 예상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

베트남 남부 빈즈엉성 한인상공인연합회(코참)는 15일에도 일부 한국업체의 피해신고가 접수되고 있다며, 추가적인 피해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들 업체는 시위대의 진입 과정에서 휴대전화 등 통신기기까지 탈취당해 피해신고 자체가 불가능한 데다 코참의 비회원사여서 공식 집계에도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앞서 주 호찌민 한국 총영사관과 코참은 최근 빈즈엉 일대의 시위 피해업체 수를 46개사로 공식 집계했다. 빈즈엉 외에도 동나이성 5개사, 캄보디아 접경 떠이닝성 1개사 등 모두 6개의 한국업체가 피해를 본 것으로 총영사관 측은 보고 있다.

가방 자재업체 화성비나의 경우 시위대가 13일에만 5차례나 들이닥쳐 기물들을 파괴해 적잖은 피해가 난 것으로 확인됐다.

신승범 화성비나 대표는 "13일 아침부터 밤까지 시위 근로자들이 연쇄적으로 들어와 창문과 책상 등을 부수고 종업원들을 쇠 파이프 등으로 위협해 시위 참가를 종용했다"며 당분간 정상 조업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 업체는 중국업체 부근에 자리잡은 바람에 피해가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섬유업체 예섬비나의 경우 당시 600여 명의 군 병력이 주변에 배치돼 시위대를 저지했으나 이들의 통제선이 뚫리고 철제 정문까지 돌파당하면서 적잖은 피해가 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의류업체 아펙스의 경우엔 수출용 제품 전체가 털리고 기물, 장비들이 대거 파괴돼 상당기간 정상조업이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펙스의 안종화 사장은 "수출용 의류보관창고와 많은 기물이 근로자들의 과격 시위로 폐허로 변했다"며 "현재로선 재기할 수 없는 상태"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러나 상당수 업체가 보험에 가입하지 않았거나 현지 보험사들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한편, 빈즈엉 일대의 한국업체와 대만, 중국업체 주변에는 15일에도 물대포와 진압 장비를 갖춘 수백 명의 군 병력이 배치돼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다.

베트남 근로자들은 주말인 오는 17∼18일에 다시 대규모 시위에 나설 계획이어서 공안과 군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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