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과 극' KIA, 한화전 스윕은 신기루였나

'태영이 형, 제가 뒤에 있다고요' 지난 주말 한화와 대전 원정에서 3연승으로 기세를 올렸던 KIA는 14일 NC와 창원 원정에서 2연패에 빠졌다. 마무리 어센시오가 개점휴업한 가운데 불펜이 난조를 보였다. 사진은 11일 한화전 뒤 김태영과 나지완, 어센시오(왼쪽부터) 등 KIA 선수들이 기뻐하는 모습.(자료사진=KIA 타이거즈)
도약을 노리던 호랑이 군단이 다시 주저앉았다. 3연승의 상승세가 2연패로 꺾였다.

KIA는 14일 NC와 창원 원정에서 5-9 역전패를 안았다. 전날 5-6 9회말 끝내기 패배까지 뼈아픈 연패였다.

NC와 3연전 전만 해도 KIA의 분위기는 좋았다. 지난 주말 한화와 대전 원정을 싹쓸이하며 반등의 계기가 오는 듯했다. 상위권 도약의 발판이 될 만했다.

경기 내용도 합격점이었다. 9일 첫 경기에서 KIA는 8회까지 0-1로 끌려가다 9회 나지완의 역전 2점 홈런으로 기사회생했다. 9회말 마무리 어센시오가 동점을 허용하긴 했으나 연장 12회 백용환의 데뷔 첫 홈런으로 짜릿한 역전극을 마무리했다. 이후 분위기가 산 KIA는 내리 2연승했다.

휴식일의 효과를 톡톡히 보는 모양새였다. KIA는 3일부터 시작된 죽음의 9연전에서 비켜섰던 세 팀 중 하나였다. 넥센과 홈 3연전 뒤 3일 동안 휴식을 취하며 체력을 비축한 뒤 한화와 주말 원정에 나서 스윕 시리즈를 이뤘다.

▲NC에 연이틀 막판 역전패

하지만 하루를 쉰 뒤 나선 NC 원정에서는 벌써 2패를 안았다. 무엇보다 한화 원정 싹쓸이가 신기루처럼 보일 정도로 경기 내용 면에서 완전히 달랐다. 3연승 동안 맹활약했던 불펜이 사상누각처럼 무너져 내렸다.

13일 NC와 첫 경기에서 KIA는 7회까지 2-5로 끌려가다 8회 동점을 만들었다. 브렛 필의 벼락같은 3점포가 터졌다. 여기까지는 한화전의 상승세가 그대로 이어졌다.

그러나 9회 무너졌다. 좌완 불펜 심동섭이 상대 1~3번 왼손 타자들을 막기 위해 올라왔으나 볼넷과 희생번트 송구 실책으로 무사 1, 3루 위기를 자초했다. 결국 나성범을 거르고 맞은 이호준에게 끝내기 안타를 내줬다.


'나는 몰라도 팀은 이겼으면 했는데...' 14일 NC와 경기에서 부상 이후 올 시즌 첫 등판한 KIA 김진우.(자료사진=KIA)
우완 에이스 김진우의 복귀전인 14일은 더 아쉬웠다. 시범경기에서 타박상으로 이탈했던 김진우는 이날 5이닝 4실점, 그런대로 합격점을 받았다. 타선도 안치홍이 6회 동점, 8회 역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5-4 리드를 안겼다. 만약 김진우의 복귀 첫 경기에서 승리한다면 확실한 반등의 동력을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KIA의 승부처 악몽은 반복됐다. 8회말 등판한 필승카드 김태영이 연속 안타로 무사 1, 3루에 몰렸다. KIA는 또 다시 NC 왼손 1~3번을 대비해 심동섭을 올렸다. 심동섭은 박민우를 2루 뜬공으로 처리 고비를 넘기는 듯했으나 김종호를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 위기를 맞았다.

설상가상으로 심동섭은 나성범 타석 때 폭투로 허무하게 동점을 헌납했다. 포수 백용환의 블로킹이 아쉬웠다. KIA는 앞서 3-3으로 맞선 5회 역전 실점도 김진우의 폭투와 차일목의 아쉬운 블로킹에서 비롯됐다. 다소 힘이 빠진 심동섭은 결국 나성범에게 3점 홈런을 맞고 고개를 떨궜다.

▲흔들린 필승조에 마무리 등판 불발 아쉬움도

여기에는 KIA 마운드 운용의 아쉬움도 있다는 지적이다. 승부처에서 마무리 어센시오를 지나치게 아낀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13일 9회 등판한 심동섭은 불안했다. 선두 타자 볼넷 뒤 희생번트 악송구 실책을 범했다. 이후 고의 4구 뒤 이호준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아무리 상대 1~3번이 왼손 타자로고는 하지만 마무리 어센시오 투입을 고려할 만했다.

더욱이 KIA가 9회를 막아냈다면 10회초 공격은 상위 타순이었다. 1번부터 시작돼 전 타석에서 동점 홈런을 때렸던 필과 최근 감이 좋은 4번 나지완에게 기회가 올 수 있었다.

'생각보다 잘 안 되네' 지난 주말 한화와 3연전에서 맹활약했으나 13, 14일 NC 원정에서 아쉬움을 안겼던 KIA 심동섭.(자료사진=KIA)
14일도 마찬가지였다. 8회 등판한 김태영과 심동섭 모두 흔들렸다. 전날 아픔이 있던 만큼 어센시오의 조기 등판이 예상됐다. 그러나 심동섭으로 밀고 가다 결국 재앙으로 이어졌다.

KIA는 지난 주말 한화에 3연승하며 분위기를 탔다. 그러나 한화는 정근우-이용규 등이 가세에도 여전히 객관적인 전력 상 올 시즌 최하위권 후보다. 한화전 싹쓸이는 착시 현상을 가져올 수 있다. 냉정히 말해 NC전 연패에서 KIA의 현 상황이 고스란히 드러난 모양새다.

다만 KIA는 김진우가 복귀전에서 향후 호투 가능성을 보였다. 또 주말에는 주포 이범호도 복귀 예정이다. 15일에는 에이스 양현종이 연패 탈출의 선봉에 선다. 4위 두산과 승차는 3.5경기. 아직 95경기가 남은 만큼 반등할 여지는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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