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캘리포니아, 고온건조한 날씨에 산불과 사투(종합)

미국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에 고온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대형 산불이 잇따라 발생해 수만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언론에 따르면 샌디에이고 북부 지역에서 일어난 산불은 이틀 동안 여의도 면적의 두배가 넘는 6.3㎢의 숲을 태웠지만 아직 절반도 진화되지 않았다.

전날 오전 11시께 발생해 건조한 강풍을 타고 걷잡을 수 없이 번진 불은 주택 밀집 지역까지 위협했다.

2만 가구에 강제 대피령이 내려져 주민들은 직장과 학교에서 황급히 귀가해 간단한 짐을 꾸려 대피하느라 북새통을 이뤘다.

불은 캘리포니아주에서 손꼽히는 부촌 랜초산타페 지역까지 번졌다.

수백만 달러짜리 저택과 골프장, 승마장이 즐비한 랜초산타페 지역은 순식간에 매캐한 연기와 바람을 타고 마구 날리는 재로 아수라장이 됐다.

샌디에이고 도심까지 검은 연기와 재가 밀려와 출근길 직장인들은 적지 않은 불편을 겪었다.

게다가 정오께 샌디에이고 북쪽 교외 도시 칼스배드에서 또 대규모 산불이 일어나 수천명이 대피했다.


칼스배드의 유명 놀이공원 레고랜드도 문을 닫고 입장객을 모두 대피시켰다.

샌디에이고 지역에 자리 잡은 미국 최대의 해병대 훈련기지 캠프 펜들턴에도 야산에 화재가 발생해 일부 시설과 부설 초등학교가 소개됐다.

샌디에이고 카운티 정부는 최소한 5곳에 위험한 산불이 발생했다면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주 정부와 연방 정부의 지원을 신속하게 받을 수 있다.

샌디에이고 소방 당국은 소방관 350명과 항공기와 헬리콥터까지 동원해 밤샘 진화 작업을 벌였지만 진압에 애를 먹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와 샌디에이고 등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에 사흘째 이어지는 고온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 때문이다.

이 지역 기온은 연일 38℃를 찍고 있고 바람은 시속 40∼80㎞에 이른다.

샌디에이고 소방방재청 대변인 리 스완슨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습도는 3∼4%에 불과한데 기온은 38℃"라면서 14일 중에 50% 이상 진압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로스앤젤레스 북부 샌타바버라 지역에서도 큰 산불이 일어나 1천200가구가 대피했다.

이 지역에도 숲 2.8㎢가 잿더미로 변했다.

기상 당국은 남부 캘리포니아 지역에 당분간 고온건조한 날씨가 계속돼 산불 발생 위험이 높다고 경고하고 주민들에게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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