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호찌민 주재 한국총영사관과 한국 투자업체들에 따르면 근로자들의 시위기간에 대다수 외국기업 달리 태극기를 내건 한국업체들은 피해가 없거나 극히 경미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총영사관의 지침에 따라 상당수 한국업체들이 태극기를 일제히 게양한 지난 14일에는 한국업체들의 피해가 전무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일부 공장에 불이 나는 등 모두 54개 업체에 크고 작은 피해가 발생하고 한국인 업주 1명이 부상한 지난 13일과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었다.
한국업체들은 이날 중국과 무관한 싱가포르와 대만, 일본업체에서 피해가 잇따르고 반중 시위가 빈즈엉 성을 넘어 동나이성, 붕따우, 롱안성 등 상당수 지역으로 확산하는 상황에서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
반면에 대만업체들의 경우 빈즈엉성에서 최소 4개 업체에서 방화사건이 발생하는 등 1천개 가까운 기업들이 피해를 당하면서 집단 철수론까지 머리를 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국업체에서 직원 2명이 사망하고 대만인도 2명이 부상했다는 미확인 소문까지 나돌 만큼 긴장이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한국업체 관계자들은 베트남에 거세게 불고 있는 한류와 전쟁의 참화를 딛고 일어난 '발전 모델국가' 등 한국의 긍정적인 이미지가 작용했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한국이 대외원조 가운데 가장 많은 재원을 베트남에 쏟아붓고 있는데다 다른 국가기업들과 달리 지역사회 지원활동에도 적극 나선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됐다.
이밖에 한국업체들의 현명한 대응도 피해를 줄이는데 큰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업체들은 시위대가 과격양상을 띠는 상황에서도 베트남 직원들을 내세워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인 데다 "베트남은 우리의 친구", "우리는 베트남을 지지한다"는 등의 글이 적힌 플래카드를 내걸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