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서부 소마에서 탄광 폭발로 지금까지 최소 274명이 사망했다고 타네르 이을드즈 터키 에너지장관이 14일(현지시간) 밝혔다.
일디즈 에너지장관은 지하 갱도에 아직 광부들이 갇혀 있지만 불길과 일산화탄소 연기 때문에 구조작업에 애를 먹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사고 당시 갱도 안에는 광부 787명이 작업 중이었으며 이 중 450명 가까이 구조됐지만 아직 약 90명이 남아 있어 희생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참사가 발생하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알바니아 공식 방문 일정을 연기하고 이날 이스탄불에서 남쪽으로 250㎞ 떨어진 현장을 찾았다.
에르도안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유관기관과 구조작전을 논의하는 한편 갱도 입구로 가서 사고를 당한 광부들의 가족을 위로하고 애도와 함께 생존자의 무사귀환을 빌었다.
앞서 에르도안 총리는 희생자 추모를 위해 사흘간 국가 애도기간을 선포했다.
그는 그러나 "이런 사고는 일어나곤 하는 것"이라거나 다른 나라의 과거 탄광사고를 거론하는 등 사태 심각성을 축소하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이런 가운데 이번 참사를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지자 경찰은 최루탄과 물대포, 플라스틱탄을 쏘면서 강제해산에 나섰다.
이 과정에 부상자가 발생하고 일부 시위대는 체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소마에서는 시위대가 기자회견이 열린 건물까지 몰려와 총리 차량을 발로 차는 등 격앙된 행동을 하고 총리에게 책임을 지고 사퇴하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앙카라에선 3천~4천명의 시위대가 중심가 크즐라이광장에 모여 이번 사태를 규탄했고 이스탄불에서도 수천명이 반정부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