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세 힐러리'...美대선 '나이와 건강' 이슈될 듯

"힐러리는 대통령이 되기에 충분히 건강한가?"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의 나이와 건강을 놓고 문제가 불쑥 제기됐다. 그가 2016년 대통령 선거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는 점에서 미 정치권의 본격적인 대선 공방전이 시작됐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클린턴 전 장관은 1946년생, 오는 2016년 대선에 출마할 경우 69세다. 당선된다면, 역대 2위의 고령 대통령이 된다고 한다. 마찬가지 69세로 최고령 대통령에 당선됐던 레이건 전 대통령과 큰 차이가 없는 나이다.

워싱턴포스트는 14일(현지시간) 앞으로 '여성' 보다는 '건강과 나이' 문제가 더 부각돼 선거 과정에서 이슈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논란을 촉발시킨 것은 최근 뉴욕포스트의 '칼 로브-클린턴이 뇌손상을 입었을지 모른다"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기사였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선거전략가였던 칼 로브는 한 좌담회에서 지난 2012년 12월 병원에 입원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클린턴 전 장관의 건강 문제를 제기했다.

로브는 "클린턴 전 장관이 뇌손상을 입은 것은 아니지만 건강상 심각한 문제를 겪었던게 사실"이라며 "당시 뇌손상과 관련된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야한다"고 주장했다.


"건강은 대선 후보나 대통령이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문제"라고도 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2012년 12월 벵가지 습격 사건과 관련해 의회 청문회에 출석할 예정이었으나 뇌진탕 증세로 출석하지 못했고 이후 특수안경을 쓰고 나와 건강 이상설이 제기된 바 있다.

클린턴 전 장관의 닉 메릴 언론담당 비서는 곧바로 "100% 건강하다"면서 "그들이 과거 클린턴 장관의 성과와 앞으로 이뤄낼 일을 두려워한다는 반증"이라고 맞받아쳤다.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도 거들고 나섰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날 피터슨 재단 행사에 참석해 "아내는 나보다 훨씬 빠르고 겉으로 보기에도 나보다 좋아 보인다"며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시작일 뿐 앞으로 더 많은 의혹이 제기될 것이지만 문제가 없다는 것을 (그쪽에서) 인정할 때 까지 기다리겠다"고 덧붙였다.

공화당 안에서 조차도 로브의 발언이 '네거티브'라는 비판이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건강 문제는 더이상 피할 수 없는 주제이고 특히 나이가 많거나 건강에 이상이 있었던 후보의 경우 더 많은 정보를 요구받는 게 엄연한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반영하듯 최근 클린턴 전 장관이 '나이'에 관한 질문을 받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지난달 시몬스 여대 강연에서 나이와 관련된 질문이 나오자 클린턴 전 장관은 '나이든 여성'으로서의 강점을 내세우며 다음과 같이 답변했다.

"남자들은 (이 나이가 되면) 은퇴해 골프치고 삶을 즐기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여자들은 책임감을 느끼고 뭔가를 하려고 몸이 근질근질합니다. 아이들도 다 컸고... 이제야말로 자신들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때가 된 것입니다"

또 다른 행사에서는 "'나이든 여성들이' 미국의 정치와 산업, 학계를 바꿀 수 있으니 힘을 합해 새로운 삶의 선택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나이를 이유로 차별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69세의 힐러리. 나이를 비롯한 여러 난관을 뚫고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 이제부터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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