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 교사의 초등학교 은사였던 이현호(55·청주 솔밭초) 교사는 "제자이기에 앞서 존경스러운 선생님이었다"고 먼저 세상을 떠난 제자를 마음 속에 새겼다.
한 달 전 침몰하는 세월호 안에서 제자를 구하다 서른 여섯의 젊은 나이에 운명을 달리한 안산 단원고 고 남윤철 교사.
25년 전 남 교사의 청주 대성초등학교 은사였던 이현호 교사는 당시 제자의 안타까운 소식에 흐르는 눈물을 참지 못해 수업도 할 수 없었다.
이현호 교사는 SNS에 남 교사의 '살신성인'을 추모하는 장문의 글로 사랑하는 제자를 잃은 슬픔을 달랬다.
"제자이기에 앞서 정말 존경스러운 선생님이었다"라고 남 교사를 추모했다.
이 글은 이현호 교사가 제자의 살신성인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담은 것이었다.
이현호 교사는 "최근 도박이나 원조교제 등 교사들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선생님에 대한 이미지가 바닥에 떨어졌다"며 "제자지만 남 교사의 제자 사랑을 통해 스스로도 느끼고 깨닫는 게 많았다"고 말했다.
이현호 교사는 최근 제자가 안타까운 죽음으로 전한 소중한 가르침을 하루하루 일깨우며 교단에 서고 있다.
31년의 교직 생활 동안 가끔은 제자들의 말썽에 만사가 귀찮고 짜증을 내는 일도 있었지만 너무나도 소중한 제자들이기에 열정을 다시 한번 불태우고 있다.
이 교사는 "수업을 받는 아이들이 정말 새롭게 보인다"며 "하나라도 가르쳐 주고 싶은 생각에 최근에는 저녁 술자리도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음악 교사로 오케스트라에 몸담았던 이현호 교사는 "나보다 옆에 친구를 바라보자"는 자신의 하루같은 가르침을 죽음으로 실천한 제자에게 부끄럽지 않은 스승으로 남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이 교사는 "윤철이를 가르치던 시절에는 제자를 더 잘 돌보지 못했다는 자책으로 술자리에서 선생님들끼리 '줄빠따'를 치기도 했다"며 "아이들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 만큼은 시간이 흘러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한다"고 다짐했다.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했던 아이들, 세월호 참사가 남긴 스승의 날 메시지다.